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 상호관세 등 관세장벽을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한국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관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철강 기업과 비용 부담이 커질 자동차, 가전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은 약보합으로 장을 시작해 오전 중 2520대를 유지 중이다. 특히 이날 개장과 함께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은 2%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영향이다.
다만 실제 관세가 부과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관세 부과에 나섰으나 한국은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 도입으로 관세를 피할 수 있었다.
알루미늄 제조사인 알루코, 알멕 등은 대중(對中)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로 개장 직후 강세를 보였으나 오전 중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다소 반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상호관세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를 콕 집어 상호관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일 혹은 12일 상호관세 방침을 발표할 방침이다.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99% 안팎의 품목에 대한 관세가 없다. 하지만 한국이 대미 무역흑자국인 만큼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자동차, 가전 업체들의 주가도 약세다. 기아는 이날 오전 2%대, LG전자는 1%대 약세다.
또 당장 한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더라도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 역시 한국기업들에 부담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이 직접 관세 대상이 아니더라도 중국, 유럽 등과 경제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간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다”며 “관세 부과를 피해 중국산 철강, 알루미늄 등이 저가에 시장으로 쏟아져 나온다면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공약을 꺼내 상대를 몰아붙인 뒤 원하는 것을 얻으면 공약을 철회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라며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긴 했으나, 한국이 보편관세를 상호관세로 피할 수 있다면 선반영된 우려가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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