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는 왜 이렇게 싼가…최저가를 향한 무자비한 돌진[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3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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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융단폭격, 차이나커머스의 공습, 초저가 싹쓸이, 미친 가성비…. 요즘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이 쇼핑앱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옵니다. 1년 반 만에 전 세계 50개국에 진출해 유통·광고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테무(Temu)’입니다.

테무가 왜 이렇게 잘나가는지 알려면 모기업 핀둬둬(拼多多)가 어떤 기업인지를 알아야죠. 지난해 10월 ‘딥다이브 핀둬둬 편’을 통해 핀둬둬의 성장 역사를 한번 정리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핀둬둬·테무 심화편’입니다. 관대함과 무자비함의 양면성,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와 테무를 들여다봅니다.

테무의 지난달 슈퍼볼 광고의 한 장면. 테무에서 9.99달러짜리 드레스를 사는 순간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광고 슬로건은 여전히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 유튜브 화면 캡처
*이 기사는 12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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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휩쓰는 ‘테무 쇼크’
각국이 중국 직구 택배의 홍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지난해 중국 직구 거래액이 전년보다 121% 급증하면서, 처음으로 미국 직구를 제쳤고요(중국 직구 3.3조원, 미국 직구 1.8조원). 미국에선 관세면제 혜택을 받는 800달러 미만 소포 물량이 지난해 10억개가 넘어서, 2019년의 두배 수준이었다는데요. 그중 3분의 1이 테무 또는 중국 패스트패션 브랜드 쉬인(Shein)의 택배였다죠.

택배물량 폭증으로 페덱스 실적을 웃게 하고, 온라인 광고 폭탄으로 메타플랫폼 주가를 뛰게 만든 테무. 2022년 9월 해외시장 중 처음으로 미국에 앱을 론칭한 뒤, 불과 1년 반 만에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함 50개국으로 영역을 넓혔는데요. ‘도대체 테무와 핀둬둬는 누구인가’에 대한 기사가 연일 쏟아져 나옵니다.

테무와 핀둬둬의 급부상에 가장 놀라는 건 중국 언론입니다. ‘싸구려 저질 제품 파는 쓰레기 앱’이라며 중국에서도 멸시당했던 핀둬둬이건만. 어떻게 창업 9년 만에 전자상거래의 리더로 올라서게 됐는지를 두고 각종 분석이 이어지는데요. 특히 지난해 11월 한때나마 핀둬둬 시가총액이 알리바바마저 제쳤던 게(이후 다시 역전)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이를 한탄하는 알리바바 직원의 인트라넷 게시글에 마윈 창업자가 직접 댓글을 달았을 정도(댓글 내용은 ‘AI 전자상거래 시대가 이제 막 시작했고, 이는 누구에게나 기회이자 도전입니다. PDD(핀둬둬)의 지난 몇 년간의 결정과 노력을 축하해야 합니다’).
테무에서 판매하는 제품들. 귀걸이 707원, 장화 8703원 등. 봄맞이 할인부터 번개 특가까지, 상시적으로 할인을 하는 테무.
테무에서 판매하는 제품들. 귀걸이 707원, 장화 8703원 등. 봄맞이 할인부터 번개 특가까지, 상시적으로 할인을 하는 테무.
이 정도면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핀둬둬(또는 테무) 쇼크’가 닥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런데 핀둬둬의 성공엔 대단한 비밀이 숨어있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비결은 매우 단순하죠. 바로 가격입니다. 다른 경쟁사는 물론 소비자 기대치마저 뛰어넘는 초저가.

싸게 팔면 많이 팔리는 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가격은 거의 모든 소비 결정에 있어 핵심 요소이죠. 제품 가격이 훨씬 더 싸진다면 확실히 잘 팔릴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어떤 물건이 안 팔린다면 가격이 충분히 저렴하지 않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궁금하지 않으세요? 왜 이런 뻔한 전략을 다른 데는 쓰지 않는 걸까요. 왜 유독 핀둬둬만 그렇게 계속 싸게 팔 수 있을까요. 바로 핀둬둬만큼 ‘낮은 가격’에 대해 진심으로 올인한 전자상거래 기업이 없기 때문입니다.

낮은 가격에 진심이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 황정(黃崢, Colin Huang)이 중국에서 핀둬둬를 창업한 2015년을 생각해 볼까요. 당시 중국은 이미 전자상거래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알리바바(티몰)나 징둥닷컴 같은 중국의 초대형 쇼핑 플랫폼은 ‘소비 업그레이드’가 추세라고 봤죠. 그래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입점시키거나, 배송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적으로 투자했습니다. 요즘 한국의 온라인쇼핑몰과 비슷한 전략이죠.

하지만 핀둬둬는 달랐습니다. 처음부터 ‘어떻게 더 가격을 낮출까’만 고민했죠. 핵심 타깃고객은 이른바 ‘제5 순환도로 바깥’이라고 불리는 지역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베이징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 순환도로 바깥에 사는 이들, 즉 아직 온라인쇼핑을 누리지 못한 저소득층과 농촌인구의 잠재력에 주목한 겁니다.

핀둬둬는 스마트폰 보급과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로 온라인 쇼핑이 중국 농촌지역으로까지 확산되기 시작한 2015년에 설립됐다. 핀둬둬 홈페이지
핀둬둬는 스마트폰 보급과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로 온라인 쇼핑이 중국 농촌지역으로까지 확산되기 시작한 2015년에 설립됐다. 핀둬둬 홈페이지
그렇다고 이런 저가정책이 돈 없는 소비자만을 위한 건 아닙니다. 황정 창업자는 과거에 핀둬둬의 가성비 전략을 이렇게 설명했죠. “제 어머니는 식료품이나 휴지를 살 땐 여전히 1~2위안 차이를 신경 쓰면서도 고급 아이폰을 구매합니다. 소비능력과는 관련 없습니다. 가성비는 보편적인 요구사항입니다.”

‘더 저렴하게 사는 것=소비자의 본능’임을 간파한 건데요. 그게 바로 테무가 부자나라 미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입니다. 미국이나 유럽 소비자는 분명 중국보다는 품질에 더 까다로울 가능성이 크지만, 그들도 가격에 민감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황정의 표현대로 “에르메스 가방을 들고 망고 한 상자를 9.9위안(1800원)에 사려는” 소비자는 전 세계 어디에나 있습니다. 중국이든 미국이든 가성비를 향한 소비자 열망은 다르지 않다는 걸 테무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벌금으로 단련한 공급망
저가정책의 성패는 공급망에 달렸습니다. 제품을 싸게 만들어 팔 수 있는 공급업체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죠. 중국에 있는 수많은 중소·영세 제조업체는 핀둬둬의 강력한 성장 기반이 됐습니다. 핀둬둬는 ‘판매수수료 제로’ 정책으로 이들 업체를 빠르게 흡수합니다. 판매자는 결제업체 수수료 0.6%만 내면 되는 구조이죠. 또 주요 제품의 공장을 직접 입점시켜 중간 유통비용을 줄였고요.

문제는 저렴하지만 품질이 형편없는 쓰레기 같은 제품도 너무 많다는 겁니다. 중국 핀둬둬 플랫폼은 약간의 보증금(2000위안, 36만원)만 내면 쉽게 셀러가 될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 자칫 싸구려 저질제품만 플랫폼에 넘쳐날 우려가 크죠. 판매자는 허위 마케팅으로 불량제품을 잔뜩 팔아치운 뒤 튀면 그만이지만, 플랫폼은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게 됩니다. 핀둬둬 역시 이런 이유로 초기에 품질 낮은 불량, 짝퉁 제품으로 악명 높았습니다.

핀둬둬는 초기에 저질 불량 위조품으로 악명 높았지만 강력한 공급망 규제로 이를 극복했다. 지금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니까 이 정도 품질이면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핀둬둬 홈페이지
핀둬둬는 초기에 저질 불량 위조품으로 악명 높았지만 강력한 공급망 규제로 이를 극복했다. 지금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니까 이 정도 품질이면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핀둬둬 홈페이지
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핀둬둬는 아주 엄격하면서도 무자비한 벌칙 규정으로 대응합니다. 위조·불량품을 판매하거나 허위배송·배송지연, 상품설명과 제품이 다른 경우, 고객 문의에 대한 응답률이 50% 미만으로 저조하면 사전 계약에 따라 판매자에 벌금을 부과하는데요. 특히 위조품을 판매하다 걸리면 누적 판매금액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물어내야 합니다. 이는 중국에서도 이례적일 정도로 강한 규정인데요.

판매업체들은 이 벌금 규정이 너무 가혹하고 부당하다며 반발합니다. 2018년엔 벌금을 얻어맞은 판매자들이 핀둬둬 본사 앞에 “핀둬둬가 상인의 판매대금을 횡령했다”는 현수막을 내걸며 항의하기도 했죠. 한 판매자는 현지 언론에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핀둬둬 공급업체 중 벌금을 내지 않은 곳이 없고, 그 액수도 적지 않습니다. 벌금 때문에 파산한 업체도 많아요.

하지만 이런 잡음에도 이런 강력한 통제정책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입니다. 이제 중국에서 핀둬둬는 단순히 싸구려 불량 위조제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가격을 생각하면 품질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물건을 구할 수 있는 쇼핑몰로 통하기 시작했죠(물론 여전히 ‘조잡하다’는 비판도 많음). 벌금이란 채찍질을 휘두르며 혹독한 단련시킨 덕분에 공급망이 다듬어진 겁니다. 핀둬둬의 저가 공급 생태계를 ‘잔인한 정글’에 비유하는 이유입니다.

소말리아 테무의 최저가 입찰
핀둬둬의 해외판인 테무는 이보다 한발짝 더 나아갑니다. 일단 알아두실 점은 테무와 핀둬둬는 운영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큰 차이라면 핀둬둬 앱엔 장바구니가 없고 테무는 있다는 거죠. 즉, 핀둬둬는 판매업체가 소비자에 각각 물건을 직접 배송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핀둬둬는 창고를 운영할 필요가 없고요.

반면 테무는 중국 내 창고를 운영합니다. 해외 소비자가 제품을 주문하면 중국 판매업체가 물품을 테무 창고로 보내고, 테무 측이 이걸 모아 포장해서 해외로 배송하죠. 중국 중소제조사 입장에선 테무가 해외 판매·보관·배송·유통을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해외진출이 간편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테무도 핀둬둬처럼 엄격한 벌금 규정을 운영합니다. 배송이 지연되거나 고객 불만이 제기되는 경우엔 판매자에 벌금을 물리죠. 특히 제품 품질에 문제가 있다면 판매금액의 최대 5배를 물어내야 한다는데요. 핀둬둬의 10배보다는 약하지만, 이 역시 너무 지나치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실제 ‘저작권 침해’라는 문제제기로 인해 테무로부터 판매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 판매자가 테무 본사에 항의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죠.
주 1회 최저가 입찰. 테무의 제품 가격은 자꾸 내려간다. 게티이미지
주 1회 최저가 입찰. 테무의 제품 가격은 자꾸 내려간다. 게티이미지
벌금보다 더 가혹한 건 가격압박입니다. 핀둬둬와 달리 테무에선 아무나 물건을 판매할 수 없습니다. 판매자는 테무의 심사와 승인을 거쳐야 물건을 팔 수 있죠. 또 반드시 주 1회 입찰을 거쳐야 하는데요. 최저 입찰가를 제시해서 낙찰받은 업체에만 테무에서 제품을 판매할 권리가 부여됩니다.

만약 현재 테무에 15위안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번 주에 다른 업체가 같은 제품에 입찰하면서 14위안을 제시한다면? 선택지는 둘 중 하나밖에 없습니다. 테무 판매를 포기하거나, 14위안보다 낮은 가격을 쓰거나. 아마 많은 경우 후자를 택하겠죠.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사람이 없을 때까지 입찰은 계속됩니다.

이게 바로 이미 저렴한데도 테무에선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는 이유입니다. 같은 판매자가 다른 플랫폼(쉬인, 틱톡, 알리익스프레스 등)보다 테무에서 더 싸게 물건을 팔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테무는 판매자를 최대한으로 쥐어짜는 데 매우 효과적인 플랫폼입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런 테무의 최저가 입찰 방식을 가리켜 이렇게 부릅니다. ‘소말리아 해적 플랫폼’. 가격압박과 벌금 때문에 테무 판매를 포기하고 떠난다는 판매자들의 사연도 SNS에선 이어지는데요.

그럼에도 이런 테무의 전략이 먹힐 수 있는 건 지금이 ‘공급과잉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업체가 못 버티고 떨어져 나간다 해도, 제품을 공급할 중국 중소 제조사는 여전히 넘쳐납니다. 중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내수 소비가 위축된 지금은 더욱 그렇습니다. 공장을 계속 돌리고 생존하려면 제조사는 원가에 가까운 가격에라도 물건을 팔아넘겨야 하니까요. 즉, 테무의 탄생과 성공 자체가 공급과잉 시대의 반영입니다. 어쩌면 테무 입장에선 가장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마지막 한 곳의 공급업체만 남아도 상관없을지 모릅니다.

계획된 적자 전략은 들어맞을까
정리하자면 핀둬둬와 테무는 ‘초저가’라는 목표를 향해 물불 안 가리고 돌진합니다. 소비자한테는 한없이 관대한데(예-테무는 90일 안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반품), 공급업체엔 가혹하기 짝이 없죠. 사람에 비유하자면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소시오패스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런 최저가를 향한 무서운 집중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테무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마침 ‘소비 양극화’라는 전 세계적 흐름과도 맞아떨어졌고요. 테무가 지난해 상반기 2023년 연간 매출 전망을 150억 달러라고 밝혔을 땐 다들 달성 가능성을 의심했는데요. 연간 실적 발표(18일 예정)를 앞둔 지금은 모두가 이 목표를 초과달성했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만큼 성장세가 압도적이기 때문이죠.

물론 테무 자체는 아직 적자입니다. 셀러에게 광고를 팔아서 돈을 버는 핀둬둬와 달리, 테무는 현재 광고수익 없이 판매 수수료로 돈을 버는 수익구조이죠. 테무가 판매한 소비자 가격에서 제품 납품가격과 물류비용, 마케팅 비용까지 다 제하고 남는 게 있어야 이익이 날 텐데요. 지금으로서는 테무가 SNS 광고에 쓰는 마케팅 비용이 워낙 커서, 적자가 불가피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테무가 지난해 메타플랫폼(페이스북+인스타)에 쓴 광고비만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였다고 하죠. “광고로 쏟아지는 돈의 소방호스를 열었다”(리테일시장 분석가인 스카이 카나베스의 뉴욕타임스 인터뷰)며 전문가도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요. 이 때문에 골드만삭스는 테무가 지난해 주문당 7달러의 손실을 보았을 거라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핀둬둬 플랫폼 역시 2015년 설립 뒤 줄곧 적자이다가 2020년 3분기에야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일단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자, 순이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죠. 테무 프로젝트 역시 막대한 초기 투자로 인해 3년 동안은 손실을 입을 거라고 예상하고 뛰어든 겁니다. 지금은 성장을 위한 ‘계획된 적자’ 구간인 셈이죠.

지난해 슈퍼볼 당시 화제가 됐던 테무 광고의 한 장면. 테무 제공

그럼 언제쯤 테무가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까요. 전망은 엇갈리는데요. JP모건체이스는 신중한 편입니다. 지난해 테무가 30억 달러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을 거라며, 2027년에야 35억 달러 흑자로 전환될 걸로 전망하죠. 물론 테무가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거란 전제에서 말이죠. 최근 미국에서는 낮은 품질에 대한 실망 때문에 테무의 재구매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데요. JP모건은 테무가 저가·저품질 이미지에서 점차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와 달리 HSBC는 테무가 2025년이면 흑자로 전환할 거라는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습니다. 공급망에 대한 강력한 교섭력과 차별화되는 초저가 전략으로 테무의 강력한 성장이 이어질 거라고 보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165억 달러로 추정되는 테무의 상품거래량(GMV)이 올해 480억 달러, 2027년엔 1400억 달러로 불어날 거라고도 내다봤습니다. 테무는 이미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 1%를 차지했다는데요. HSBC는 2027년이면 주요 선진시장(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3~6% 점유율을 기록하게 될 거라고도 덧붙입니다.

과연 어느 쪽일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죠. 일단 18일 실적 발표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중국 언론에 따르면 핀둬둬는 군대처럼 효율적이고 민첩하면서 추진력이 강한 조직입니다. 생각보다 더 강하고 빠르죠. 그리 만만하게 볼 상대는 절대 아니라는 점은 알아두십시오. By.딥다이브

5개월 만에 핀둬둬를 또 다루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테무 때문에 워낙 난리이니, 한번 더 들여다 보게 됐는데요. 주요 내용을 요약해드리자면.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핀둬둬(테무)의 급부상에 놀라고 있습니다. 핀둬둬의 성공 비결은 단순 명료합니다. 바로 낮은 가격이죠. 저렴한 가격에 대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집요할 정도로 초점을 맞췄습니다.

-싸게 파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잘못하면 품질이 형편없는 저질 불량품만 넘쳐날 수 있으니까요. 핀둬둬는 무지막지한 벌금 규정으로 이를 통제했습니다. 불이익 받은 판매자들의 비난이 빗발쳤지만 결과적으로 공급망을 다듬게 됐습니다.

-핀둬둬의 해외판매용 플랫폼 테무 역시 공급자를 강력하게 규제합니다. 최저 입찰을 통한 무자비한 가격 경쟁으로 제품 가격을 계속 낮추는 데 성공합니다. 공급 과잉 시대이기에 가능한 전략입니다.

-테무는 막대한 광고비로 인해 적자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과연 핀둬둬의 계산대로 2025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애널리스트의 분석은 엇갈립니다. 솔직히 이런 전자상거래 기업은 처음 봐서 예측이 쉽진 않습니다.

*이 기사는 12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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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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