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10%안팎 인상… 불황속 값올리는 명품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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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버버리 뷰티 등 6%↑
“매출부진 메우려 선제적으로 인상”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사치품 브랜드들이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나섰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는 9일 대표 라인업인 오피디아의 일부 제품 가격을 10% 안팎 인상했다. 오피디아 GG 미니 토트백은 167만 원에서 184만 원으로 10.1%, 오피디아 미니 토트백은 200만 원에서 217만 원으로 8.5% 올렸다. 구찌가 제품 가격을 인상한 건 4월, 10월, 11월에 이어 올해만 네 번째다.

다른 사치품 브랜드도 연말을 맞아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이달부터 국내 판매되는 전 제품 가격을 6% 이상 올린다. 시계 브랜드 오리스도 내년 1월 1일부터 국내 판매 전 제품 가격을 7∼8%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고가 향수 가격도 이미 올랐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다. 버버리 뷰티는 이달부터 미드 나이트 저니 등 대표 제품 가격을 6% 인상했으며, 앞서 조르지오 아르마니도 일부 향수 가격을 4∼10% 올렸다. 프랑스 향수 브랜드 트루동은 클래식 라인업 제품 가격을 최대 15% 올릴 예정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최근 매출 감소에 따른 타격을 가격 인상으로 메우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명품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 보복 소비 바람을 타고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 경기 침체 여파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는 3분기(7∼9월) 매출 증가율이 7%를 보이며 상반기(1∼6월) 매출 증가율(17%)에 비해 낮아졌다. 케링그룹도 구축 브랜드인 구찌, 생로랑 등이 부진하며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조만간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 가뜩이나 구매력이 떨어진 소비자들이 아예 지갑을 닫을 것이기 때문이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물론 미래 매출 부진이 예상돼 가격을 미리 올려 놓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구찌 인상#불황#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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