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고공행진에 수요 줄자…은행들 금리 조정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3일 2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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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2021.9.15 뉴스1
서울 중구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2021.9.15 뉴스1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연 최고 6%를 돌파하는 등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신규 대출 수요마저 얼어붙자 시중은행들은 개별적으로 금리를 내리며 조정에 나서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이번 조정에 따라 국민은행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0.45%포인트 낮아진 연 3.56~5.06%가 적용된다. 변동금리는 0.15%포인트 내린 연 3.41~4.91%다.

전세대출 금리는 더 큰 폭 내렸다. KB전세금안심대출 상품의 경우 0.55%포인트 인하된 연 3.17~4.37%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KB주택전세자금대출 금리는 0.25%포인트 내린 연 3.36~4.56%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달 7일에도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내리는 등 금리를 인하했다. 이달 6일까지 한시 적용되는 조치였지만, 원상 복구하는 대신 금리를 한 번 더 내리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 및 전세자금 실수요자들의 금융 부담을 경감하고 은행의 가계대출 적정 성장 관리를 위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달 21일부터 전세대출 상품과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에 연 0.2%포인트의 ‘신규 대출 특별 우대금리’를 신설해 금리 인하 효과를 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모든 전세자금 대출 상품의 금리를 0.1%포인트 내렸고 하나은행은 이달 1일부터 신용대출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은행들이 이처럼 금리 인하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금리 인상기를 맞아 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유치를 위해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이다.

3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7436억 원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로 각각 1조3634억 원, 1조7522억 원 줄었던 1, 2월에 비해서도 감소폭이 커졌다. 1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01~6.07%로 조사됐는데, 우리은행(4.16~6.07%)과 농협은행(5.12~6.02%)을 중심으로 금리가 큰 폭 올라 ‘주담대 금리 6%’ 시대를 열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잔액은 감소하고 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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