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군포·안산 신도시, 전체면적의 94%가 그린벨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일 1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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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대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의왕군포안산’ 신도시의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면적의 10% 이상이 그린벨트 환경성 평가 1~2등급을 받은 지역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 지역은 큰기러기 등 겨울철 철새도래지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곳에 2031년까지 인구 9만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택 4만여 채와 상업, 도시지원시설, 공원 등 공공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전체 시설 가운데 공원 및 녹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린벨트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의왕군포안산 공공택지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하 ’평가서‘)’을 확정하고 2일(오늘)부터 다음달 1일까지 누리집 등을 통해 공람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토부와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를 토대로 이달 14일에 군포와 안산시, 15일에 의왕시에서 각각 주민 설명회도 개최한다.

● 의왕군포안산 신도시, 면적 입지 확정
의왕군포안산 신도시는 국토부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의 대도시권 집값 안정을 목표로 내세운 ‘2·4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지난해 8월30일에 경기 화성진안 신도시, 인천구월2지구, 화성봉담 3지구 등과 함께 사업 추진이 결정됐다.

이후 지난해 말 전략환경영향평가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지난달 세부 내용이 결정됐다. 2일 공개된 평가서에는 의왕군포안산 신도시의 위치와 면적, 현재 환경상태, 개발기본방향 등이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우선 위치는 경기 의왕시 초평동-월암동-삼동, 군포시 도마교동-부곡동-대야미동, 안산시 건건동-사사동 일대로 정해졌다. 사업지구 안에 서서울변전소와 철새도래지로 알려진 왕송저수지 생태습지, 왕송맑은물처리장 등이 있다. 사업지와 인접한 지역에 나봉산, 구봉산, 철도박물관, 의왕월암공공택지지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사업지의 서쪽에 지하철 4호선 반월역, 동쪽에는 지하철 1호선 의왕역도 보인다. 고속도로(영동, 서해안, 평택~파주)와 국도 47호선(경기 안산~강원 철원), 국도 42호선(인천~강원 동해) 등이 사업지 내부를 통과하거나 인접해 있다. 앞으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경기 수원~양주 덕정)도 개통될 예정이다.

면적은 586만4354㎡로 일단 확정됐다. 2·4대책으로 추진되는 신도시 가운데 광명시흥(1271만㎡) 다음으로 크다. 3기 신도시 전체 9곳 가운데에선 광명시흥-남양주 왕숙1(865만㎡)-고양창릉(789만㎡) 하남교산(631㎡)에 이어 5번째 규모다.

하지만 주택수는 광명시흥(7만 채)-남양주 왕숙1(5만4000채)에 이어 3번째로 많은 4만790채로 정해졌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31년까지, 계획인구는 9만1174명으로 각각 책정됐다.

● 신도시 계획면적에서 공원·녹지가 가장 넓어
평가서에 소개된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공원 및 녹지가 31.4%(183만9000㎡)로 가장 넓고, 주택건설용지가 30.2%(176만9000㎡)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도시지원시설(13.5%·79만4000㎡) 교육시설(1.7%·10만3000㎡) 상업시설(1.3%·7만6000㎡) 기타시설(21.9%·128만3354㎡)로 각각 쓰일 예정이다.

지도로 표시한 토지이용구상(안)을 보면 전체지구가 평택~파주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동서로 나뉜다. 이 가운데 동쪽에는 왕송저수지가 자리한 입지적인 특성을 고려해 주거시설과 도시지원시설, 공원 녹지 등의 비중이 높았다. 또 왕송저수지와 연계한 특색 있는 문화-관광단지 공간도 조성된다.

반면 서쪽에는 교육시설과 기타시설 등 공공시설이 상대적으로 넓게 차지했다. 또 변전소 주변으로 도시지원시설용지를 집중 배치했다. 서쪽이 신도시의 중심지로 자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전체의 94%가 그린벨트, 철새도래지도 포함
정부의 이같은 개발기본구상에 환경훼손 논란과 주변 일대의 각종 기피시설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의왕군포안산 신도시 전체 면적의 93.4%(550만7835㎡)가 그린벨트이다. 국토의 녹색환경 보전과 미래세대를 위한 유보지로 남겨둬야 할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다만 그린벨트 환경평가 1~2등급 지역이 10.9%에 불과한 점은 위안거리다. 국토부는 그린벨트 환경평가 1~2등급지나 국토환경평가 1등급지, 생태·자연도 2등급지는 공원이나 녹지 공간을 조성해 주민들의 휴식 및 공유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현지조사를 통해 사업대상지역에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된 삵, 황조롱이, 큰기러기, 맹꽁이 등 4종의 법정보호동물의 처리도 숙제다. 특히 왕숙저수지를 포함한 신도시 대상지역 일부는 큰기러기가 머무는 겨울철 철새도래지여서 개발에 따른 훼손 논란이 불가피하다.

사업지구를 관통하는 평택~파주고속도로의 구봉산터널 입·출구가 일부 포함돼 있다. 또 사업지구에 인접한 지하철 1호선 의왕역과 4호선 반월역 주변은 지상구간이다. 도로나 지하철역 주변에 위치한 주거지에서는 교통소음이나 진동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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