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급등에 기업 수익성 1.8%P 하락, 물가 1.6%P 오를듯”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일 03시 00분


한경연 분석 “한국경제 부담 요인… 할당관세 등 안정적 수급 지원 필요”

지난달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이 3분기(7∼9월)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좋아졌다는 실적 발표를 했지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전력난을 겪는 중국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다 보니 한국 석유화학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며 버티고 있지만 이런 효과가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다는 긴장감이 담겼다.

최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률이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소비자 물가 및 공급물가는 상승하면서 한국 경제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이 기업 채산성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연간 1.8%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플라스틱 원료가 되는 납사(나프타) 가격이 8월 평균 t당 655달러에서 지난달 770달러로 상승해 업체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 석유화학 업체 관계자는 “에틸렌 등 주요 기초 화학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유가 인상에 대응하고 있지만 주요 고객사들이 최근 제품가 인상에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여 시장이 위축될까 봐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단계적 일상 회복 기조에 따라 경기 회복을 기대하던 항공업계, 해운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져 영업이익률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원재료 수입 물가 상승분의 절반은 제품 판매 가격에 전가하고 나머지는 자체 흡수한다는 가정하에 기업 채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비금융업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5년간(2015∼2019년) 평균 5.2%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이후엔 3.4%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 공급망 충격 등의 여파로 1∼9월 원화 기준 원재료 수입 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3% 상승한 가운데 나온 분석이다.

기업 규모별 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대기업이 2.0%포인트로, 중소기업(1.5%포인트)보다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은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재료비 비중이 더 큰 탓에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절반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포인트로 전망됐다. 대기업은 1.0%포인트, 중소기업은 0.6%포인트 물가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 측은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에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할당관세 적용 등을 통해 국제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자재값#수익성#한국경제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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