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지역에 땅을 갖고 있는 주민 5, 6명이 상담 중이었다. 이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향후 신도시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중개업자와 논의하고 있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남 교산은 3기 신도시 중 토지 보상 속도가 가장 빠를 정도로 정부에 협조적이었지만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분노한 주민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남 교산신도시는 토지 보상률이 현재 약 60%로 3기 신도시 6곳 중에서 보상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달 12일부터 창고나 비닐하우스 등에 대한 보상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LH 직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주민들이 3기 신도시에 대한 전수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보상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분위기다. 인천 계양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로 땅을 투기하는 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 고양 창릉 통합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도 “100평을 보상받아도 인근에서 땅 10평도 못 산다”며 “우리 동네에서도 LH나 공무원이 투기한 게 드러난다면 주민들이 들고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3일 MBC 기자와의 문자메시지에서 “(LH 임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알고 토지를 미리 구입했다기보다는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걸로 알고 취득했는데, 갑자기 지정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썼다. LH를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여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LH에 대한 불신이 공급 차질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7월에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시작된다. 국토부는 “토지 보상을 마쳐야 사전 청약을 할 수 있는 건 아닌 만큼 청약을 당초 일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토지 보상이 지연되면 결국 실제 입주 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2·4공급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급과 관련해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당초 정부는 민간이 LH에 토지를 넘기면 공공주도 개발을 통해 수도권과 5개 광역시에 33만2000채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는 2·4공급대책 전체 목표치(83만6000채)의 약 40%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누가 LH에 사업을 맡기겠냐”며 “정부가 목표한 공급량을 달성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하남=정순구 soon9@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김호경·권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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