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태원 만난 손정의, AI-반도체 투자 주목

  • 동아일보

SK,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건설 등
인프라 조성에 막대한 자금 필요
소프트뱅크 국내 산업 투자 기대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따로 만나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반도체 설비 투자를 논의했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방한한 손 회장과 서울 모처에서 저녁 회동을 가졌다. 최 회장은 10월 손 회장의 초청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투자 유치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날 회동을 두고 반도체·AI 협력 확대를 위한 ‘사전 조율 차원’의 만남으로 해석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과 만나 한국의 AI 경쟁력 강화 및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반도체 분야에서는 단순한 재무투자자(FI)를 넘어 생태계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투자자’로 평가된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의 대주주이자, 글로벌 AI칩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장기 투자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오픈AI와 손잡고 약 5000억 달러(약 736조 원) 규모의 미국 AI 인프라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SK그룹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앞선 10월 1일 최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용 메모리 반도체 관련 공급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에서 양사 간 투자 협력 방안이 논의됐을지 주목하고 있다. SK그룹은 경기 용인에 건설 중인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서 AI데이터센터 등에 막대한 투자를 예고해 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16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600조 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초 120조 원으로 예상했던 투자비가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5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AI 및 반도체 분야 투자를 확대 중인 소프트뱅크가 자금 확보가 필요한 SK그룹과 접점을 찾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번 회동이 투자 논의까지 확대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민간 자본인 소프트뱅크가 국내 핵심 산업에 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정책적·산업적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자본의 영향력이 국내 핵심 사업에서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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