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되는 완만한 경기회복세 반영”… 한은, 경제성장률 전망은 3% 유지
美연준 ‘제로금리 유지’에 증시 활기
다우지수 사상최고… 코스피도 반등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상승률을 종전보다 0.3%포인트 높인 1.3%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점진적인 경기 회복 등을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로 유지하고, 기준금리는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소비가 되살아나기까지 시장 안정화 조치를 우선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0.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부터 6차례 동결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인다고 전망할 때까지는 현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작년보다 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와 동일하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2.5%로 유지했다. 당초 정보통신기술 부문 중심의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어 소폭 상향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 총재는 “주요국에서 백신 보급이 확대되고 적극적인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전개되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과 4차 재난지원금, 추경 등이 확정되면 성장 전망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발표치(1%)보다 0.3%포인트 올렸다. 이 총재는 “기상 여건 악화나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의한 식료품값 증가와 국제유가 상승 요인도 있지만 앞으로 예상될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대 물가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국내 수요 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을 감안했다”고 했다. 한은은 내년도 물가상승률 전망은 올해 폭등한 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를 고려해 1.5%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현재의 제로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방침을 재확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4일(현지 시간)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하는 데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때까지 현재의 금리 수준과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 목표치(2%)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할 수 있다고 믿지만 3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며 제로금리 장기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연준이 ‘돈 풀기’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뉴욕 증시는 다시 들썩거렸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5% 오른 31,961.86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1% 안팎 상승했다.
국내 코스피도 25일 3% 넘게 상승하며 하루 만에 전날 하락분을 만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50% 오른 3,099.69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000억 원 넘게 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은 1조9300억 원 넘게 팔아 치우며 역대 최대 순매도 금액을 갈아 치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늘 코스피가 104포인트 올랐는데 이 중 40포인트를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두 종목이 이끌었다”며 “파월 의장의 발언에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배터리 등 4대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겹치면서 시장이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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