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애플 ‘달리는 IT기기’ 큰 그림… 전기차 혁명 가속화

서형석 기자 , 김자현 기자 입력 2021-01-09 03:00수정 2021-01-0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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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협력 논의 스타트
현대차, 전기차 뼈대 E-GMP 등 강점
애플서 먼저 협업 논의 타진한 듯
시장은 양사 시너지 가능성에 기대… 기아차-모비스-위아 주가 동반 급등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시리즈의 콘셉트카 모습.
애플과 현대자동차의 협업 논의는 애플이 먼저 타진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이자 혁신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의 강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도 애플과의 협업이 성사될 경우 단숨에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여서 협업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전기차를 ‘움직이는 정보기술(IT) 기기’로 보는 애플에 현대차는 매력적인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뼈대) ‘E-GMP’는 800V 급속 충전으로 18분 만에 배터리의 80%를 채울 수 있다. 애플은 2014년 전기차 개발을 위한 ‘타이탄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배터리 급속 충전과 성능을 중요하게 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뼈대) E-GMP. 현대차그룹 차세대 전기차의 기본이 되는 장치로 배터리 급속충전 등이 특징이다. 동아일보DB
IT 업계가 갖지 못한 ‘대량생산 경험’도 현대차의 강점이다. 현대차그룹은 한 해 전 세계에서 700여만 대의 차량을 만들어 판다. 전기차로는 지난해 9월 기준 세계 4위다. 아무리 애플이라도 단기간에 공장을 세우고, 차량 제조에 필요한 기술을 완전히 습득하는 건 어렵다. 현대차로서도 애플과의 협력을 통해 전기차 생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사후지원(AS)과 부품 공급을 통한 부가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애플의 세계적인 마케팅, 소프트웨어(SW) 역량을 접할 수 있게 된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 만도 등 부품사에도 기존과 다른 방식의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두 회사의 협력이 실제로 성사되려면 양측의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풀어내야 하는 난관이 남아 있다. 차량용 운영체제(OS) ‘카플레이’를 보유한 애플은 자체 콘텐츠 플랫폼을 차에 이식하고 싶어 할 가능성이 크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차량 생산만 맡긴 채 SW를 자신들의 것으로 채워 넣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로선 전자 및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애플과 경쟁 관계인 데다 특정 OS에 종속될 경우 폭넓은 고객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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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으로선 자칫 애플의 하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애플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감안할 때 자칫 현대차그룹의 자체 개발 차량보다 애플 전기차에 회사 역량이 쏠리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만든 차에 현대차 로고를 못 붙이는 걸 애플이 요구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일각에서는 “협업 성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단 시장은 현대차와 애플의 협업 가능성에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8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19.42% 급등한 2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자 시스템으로 주가 확인이 가능한 1995년 5월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일간 상승률이다. 외국인투자가들도 이날 현대차 주식을 1700억 원 넘게 사들였다.

기아차(8.41%) 현대모비스(18.06%) 현대위아(21.33%)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치솟았다. 현대모비스는 시가총액 11위 대형주로서는 극히 이례적으로 이날 장중 상한가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그룹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주식 가치는 처음으로 4조 원을 넘어섰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정 회장이 보유한 8개 종목의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4조8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김자현 기자
#현대차#애플#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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