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아파트 중위 매매가 8억 넘어섰다…상승세 ‘부채질’ 요인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8일 17시 03분


코멘트
서울 강북 14개 구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이 8억 원을 넘어섰다.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세가격 급등과 정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매매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KB부동산 리브온의 12월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북지역 14개 구의 평균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11월 7억9732만 원에서 2000만 원 이상 오른 8억2070만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6억3493만 원에 비해서는 2억 원 가까이 올랐다. 중위 매매가격은 KB부동산이 호가와 실거래가 등을 종합해 산정하는 아파트 매매 시세의 중간값을 의미한다.

8월까지 6억6609만 원으로 비교적 안정돼 있던 서울 강북지역 중위 매매가격은 9월 7억 5667만 원으로 1억 원 가까이 뛴 뒤 매월 1000만 원 이상 올랐다. 같은 시기 강남 11개 구에서 중위 매매가격이 8월 11억 5277만 원에서 9월 10억 7667만 원으로 하락했고, 12월에도 11억 1849만 원으로 8월 가격을 회복하지 못했다. 임대차 2법이 시행되며 전세가격이 급등하자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대거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강북에서 주택을 매입해 이런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파트 거래 사례에서도 집값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 성북구 길음뉴타운 9단지 전용 85㎡은 올해 4, 5월에만 해도 9억 원 중반 대에 팔렸지만 이달 1일에는 11억2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 가격 기록을 세웠다. 노원구 청구3차 전용 85㎡은 이달 3일 13억 원에 팔리며 직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올해 5월까지는 9억 원 중후반에 거래되던 매물이다.

이처럼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오히려 서울의 전세가율은 8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중을 뜻한다. 지난달 55.5%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이달 56.1%로 올랐다. 아파트와 단독, 연립주택을 종합한 전세가율은 58.8%로 60%에 육박한다.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매매가격 상승세가 전세가격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세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도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1.99% 올랐다. KB 아파트 월세지수 역시 지난달 102.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이달 다시 이를 경신해 103.7을 나타냈다. 전월 대비 0.96% 오른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7월 이후는 매매가격 급등 피로감으로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이 들어갈 만한 시기였는데 임대차2법이 시행되며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렸다”며 “전세가율이 올라가면 갭투자 등을 노리는 지방의 투자수요까지 서울로 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새샘기자iams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