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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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락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매크로팀장
공동락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매크로팀장
2020년 시장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코로나19 초기에는 팬데믹(대확산) 공포를 반영한 안전자산 선호와 기준금리 인하로 하락했지만 하반기에는 국채 물량에 대한 부담이 금리 반등을 이끌었다. 특히 한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가 대규모로 재정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고,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을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반영되면서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기준금리 인하, 양적완화 등 기존 통화정책 카드들이 거의 소진되면서 채권시장은 앞으로 나올 수 있는 추가 정책 옵션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포함한 중앙은행들이 마이너스금리정책(NIRP), 수익률곡선통제(YCC) 같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들을 펼쳐야 한다는 요구가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통화당국은 그 같은 조치들의 실행이나 도입을 피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정책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앞으로 보유한 정책 옵션이 없다고 선언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눈치 보기 국면에 돌입할 것이다.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AIT) 도입은 통화당국에 집중되는 관심을 다른 쪽으로 분산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재정정책과 보조를 맞출 수 있는 대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 AIT는 현재 물가가 목표치를 상회하더라도 과거에 목표를 하회했다면 당장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한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선제적 지침)’다.

앞으로 경기가 회복돼 정부가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하더라도 정부 채무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수준이다. 이에 중앙은행들은 장기적 시각에서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방식으로 채무 부담을 상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채무자의 실질적 부담이 채권자에게 전가된다. 통화당국과 정부 간의 정책 공조로 일정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본능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채권시장 참가자들에게 상당한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내년 시장금리는 큰 폭으로 늘어난 국채 물량 부담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변동성이나 금리 상승 강도는 채권시장과 중앙은행 간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매크로팀장
#시장금리 상승#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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