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평균 빚 8256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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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소득 1.7% 늘때 빚 4.4% 증가
30대 가구주는 평균 부채 1억82만원

가계 빚이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가구당 평균 부채가 처음으로 8000만 원을 넘어섰다. 집값과 전세금이 급등한 게 주요 원인이라는 게 통계청의 해석이다.

17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가구당 평균 부채는 8256만 원으로 1년 전보다 4.4%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소득은 5924만 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보다 2.6배 빨라 소득이 100원 늘 때 빚은 360원 증가한 셈이다.

부채 증가 폭이 큰 데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부동산 가격, 전월세 보증금이 증가한 것과 연동해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빚을 왜 냈는지 보면 ‘주택 구입, 전월세 보증금을 위해 부채를 얻게 됐다’는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부채 증가세는 30대 가구와 저소득층에서 두드러졌다. 가구주가 30대인 가구의 평균 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1억82만 원으로 처음으로 1억 원을 넘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1년 전보다 부채가 8.8% 늘어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 뒤를 2분위(8.6%)가 이었다. 지난해 조사에서 1, 2분위의 부채 증가율은 각각 ―0.2%, ―2.9%를 보였다. 이에 따라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측정한 소득 격차는 더욱 커졌다. 지난해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404로 1년 전보다 0.002 올랐다. 지니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불평등 정도가 크다. 소득 1, 2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전년 대비 각각 5.2%, 6.1% 감소한 반면 4,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2.0%, 0.4% 증가했다.

다만 시장소득에 정부 지원금 등을 반영한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39로 1년 전보다 0.006 낮아지며 소득 격차는 줄었다. 정부가 취약 계층 지원에 나선 효과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가구당#평균#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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