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올라도 반포 보유세 5년뒤 2.2배… 전문가 “조세저항 클것”

이새샘 기자 , 조윤경 기자 ,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0-10-28 03:00수정 2020-10-2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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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시세 90%로 현실화 추진 27일 정부가 모든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일률적으로 시세 대비 9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세 15억 원 이상 아파트와 단독주택에 대해서 공시가격을 빠르게 올려 보유세 부담을 크게 늘리는 것이 특징이다. 여당이 추진 중인 공시가 9억 원 이하(시세 약 13억 원)에 대한 재산세 인하와 겹칠 경우 고가 주택과 그 외 주택의 세 부담 차이가 더 극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 9억 원 이상 주택 공시가격 더 빠르게 올라

이날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 등이 공개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안)’에 따르면 15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연평균 3%포인트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높여 2025년에 시세 대비 공시가격이 90% 수준에 도달한다. 현재 시세가 30억 원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5m²의 경우 시세가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공시가격은 올해 21억7500만 원에서 2025년 27억 원으로 높아진다. 연간 보유세도 3000만 원에 육박해져 웬만한 중소기업 근로자 연봉과 맞먹게 된다.

반면 9억 원 미만 아파트의 경우 현실화율을 2023년까지는 연간 1%포인트 미만으로 올린다. 상대적으로 서민이 거주하는 주택으로 보고 세금 부담이 급격히 커지지 않게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주택 유형별로도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달리한다. 계획안에서 90%안을 기준으로, 단독주택은 2035년까지, 표준지는 2028년까지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90%로 높아지게 된다. 이 경우 15억 원 이상 고가 단독주택은 연간 4.5%포인트씩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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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성 법무법인 자연수 변호사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를 달리해 세 부담이 늘어나는 속도가 달라진다면 다른 가격대 아파트 간의 세금 증가율이 달라져 조세형평성 측면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집값 내리면 ‘역전 현상’ 우려

정부가 이번 계획안을 통해 모든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 대비 90%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밝히면서 공시가격과 시세의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시가격과 시세 간에 일정한 차이를 두는 것은 주택가격 하락기에 자산의 가치는 낮아졌는데도 높게 책정된 공시가격에 따라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시가격 산정 결과를 놓고 지금도 계속해서 오류와 민원이 나오는 상황에서 현실화율을 높이는 방안만 추진해서는 국민적 공감을 얻기 힘들다”며 “조세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공시가격 산정 방식부터 개선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공시가격을 정부가 높이면서 가격 산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도 대폭 늘고 있다. 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불만을 표한 민원 건수는 약 3만7000건으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이날 국토연구원이 개최한 공청회에서도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가 단독주택만 보더라도 거래 사례가 많지 않아 제대로 된 시세 확인도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시가격을 빠르게 높이는 것은 조세정의에 어긋나는 일로 국민들이 갖게 될 조세 저항감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 “과세체계 재검토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공시가격 인상 방안은 정부가 최근 잇따른 부동산대책을 통해 양도세부터 종합부동산세, 취득세율까지 대폭 올린 상황에서 추진되는 것이어서 조세 저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집주인의 세금 부담이 결국은 무주택 서민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시가격 인상 계획에 맞춰 과세체계를 함께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그동안은 낮게 산정된 공시가격을 감안하고 과표와 세율 등을 정해왔다”며 “정부의 정책 추진이 세 부담으로 모두 전이되는 것은 불합리하기 때문에 공시가격을 높인다면 국회도 과세체계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조윤경 / 세종=구특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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