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게임 팬들의 축제… 역대 첫 온라인 ‘네코제’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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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내달 27일부터 사흘간 개최
유저 아티스트 창작물 판매
실시간 방구석 경매 등 진행

네코제(넥슨 콘텐츠 축제) 현장.
네코제(넥슨 콘텐츠 축제) 현장.
전 세계 어린이들의 블록 장난감으로 유명한 레고는 성인 팬들을 모아 AFOL(Adult Fans Of LEGO)라는 커뮤니티를 조직했다. 이 커뮤니티는 어려서 레고를 갖고 놀았으나 청소년기를 거치며 손을 놓았다가 다시 레고에 빠져든 20∼30대가 주고객이다. 게임업계에도 이 같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혼자만의 취미생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덕질’(한 분야에 열성적으로 몰입하는 일)의 결과를 공유하고 직접 상품을 만드는 등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넥슨은 2015년부터 ‘네코제(넥슨 콘텐츠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네코제는 넥슨 팬들이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직접 2차 창작물을 만들어 전시하고 판매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콘텐츠 축제다. 온라인에서 게임을 하기만 하던 수용자가 창작자로 변신한 것이다. 1∼8회에 걸쳐 네코제에 참가한 유저 아티스트는 1500여 명을 넘었다. 이들이 판매한 액세서리, 피규어, 인형 등 2차 창작물은 14만8400여 개에 달한다.

메이플스토리 액세서리 상품.
메이플스토리 액세서리 상품.
‘덕업일치(광적으로 좋아하는 ‘덕질’과 직업의 일치)’를 실현한 아티스트도 생겼다. 대학 시절 연기를 전공한 마계공방은 게임 캐릭터를 콘셉트로 한 향수공방을 운영 중이다. 그는 “게임 IP를 무료로 개방해 창작물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사는 네코제가 유일하다”며 “동양적인 매력이 큰 메이플스토리 은월 캐릭터를 활용한 동백꽃 향수처럼 각 캐릭터가 가진 개성을 살려 향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브랜드에 소속감을 가진 덕후가 모일수록 더욱 창의적인 창작물이 탄생하고 이를 통해 서브 컬처 영역이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승윤 건국대 교수는 “바둑이라는 대중적 요소에 직장 생활의 고충을 담은 미생 덕분에 많은 대중이 웹툰에 빠졌고 드라마까지 성공하면서 산업적 가치가 커졌다”며 “네코제처럼 일반 대중을 생산적 덕후로 유도하는 방법을 콘텐츠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김봉석 문화평론가는 “지금은 ‘취향의 시대’”라며 “네코제 같은 축제가 지금은 충성도 높은 이용자 중심이지만 다양한 기업이 함께하는 확장형 축제로 발전한다면 주류를 위협하는 경제적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슨은 11월 27∼29일 사흘간 역대 최초로 온라인으로 ‘네코제9’를 연다. 17일 참가자 대상 온라인 오리엔테이션을 열고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돌입했다. 이날 행사는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자사 게임 IP 사용 가이드에 대한 소개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네코제9는 온라인 방송으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유저 아티스트 창작물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실시간 설명과 댓글로 거래가 이뤄지는 방구석 경매, 넥슨 게임 이용자의 사연을 읽어주는 보이는 라디오 등 언택트 프로그램으로 꾸려진다.

권용주 넥슨 IP사업팀장은 “이번 네코제9는 온라인으로 처음 개최되는 만큼 유저 아티스트들이 더 많은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넥슨이 그동안 쌓은 언택트 마케팅 경험과 역량을 살려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디지털라이프이노베이션#디지털#it#산업#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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