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은 직원 추천대로 가입했지만 …” 로봇 믿고 투자하는 사람들, 이유는?

이건혁 기자 , 김형민 기자 입력 2020-05-25 17:30수정 2020-05-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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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전문직 김모 씨(45)는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한국과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와 공모형 펀드, 예금에 5000만 원을 분산 투자했다. 김 씨는 “그 동안 은행과 증권사 직원 추천대로 상품에 가입했지만 최근 여러 사건들을 보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손실 등으로 은행과 증권사 직원, 프라이빗뱅커(PB)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25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고객들이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쏠리치’를 통해 펀드에 가입한 금액은 올해 1분기(1~3월) 869억 원이다. 2018년 12월 시작된 이 서비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자산 배분 전략을 제시해 해당 상품에 가입하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1분기에는 쏠리치를 통한 가입 금액이 327억 원이었으며, 4분기(10~12월)에도 405억 원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이용 금액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쌤’의 이용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이용금액이 174억 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292억 원으로 약 7배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22일까지 17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에 491억 원이유입됐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전체 설정액이 972억 원임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자금 유입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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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에 로보어드바이저가 선을 보인 건 2016년. 그 동안 이를 활용한 상품이 꾸준히 나왔지만 초기의 낮은 수익률과 투자자들의 거부감 등으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사 직원이 팔았던 라임 펀드, DLF 등에 문제가 발생하자 투자자들은 창구나 PB 이외의 채널을 통해 투자 조언을 구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가입 이후 사후관리가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금융사에 의지하기보다는 직접 자산관리를 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판매한 펀드 등 상품의 추천 기준이 고객이 아닌 실적이라는 의구심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를 대안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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