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여는 車공장… 국제분업 대체 체제 고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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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1개만 끊겨도 ‘셧다운’ 되자 공급망 자국중심 재편 가능성
체코, 현대차 인력 786명 입국허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동을 멈췄던 미국과 유럽의 주요 완성차 공장들이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단계적으로 가동을 재개한다. 하지만 조업자 간 거리 두기 등 코로나19 방역대책을 모두 지켜가며 기존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28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24일(현지 시간) 현대차 체코공장 근무를 위한 현대차, 협력업체 인력 786명의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체코공장은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지난달 23일 가동을 멈췄다가 이달 14일 조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한국 인력이 없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의 현지 생산라인 설치 작업에 차질을 빚어왔다. 미국에서도 현대·기아차와 도요타자동차의 현지 공장들이 다음 달 4일부터 가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또 유럽의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도 이달 중순 차량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GM과 포드도 미국 본사 공장을 5월 초 정상화한다.

하지만 조업 재개가 당장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생산량 회복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27일 조업을 재개한 폭스바겐 독일 볼프스부르크 본사 공장은 당분간 생산량을 코로나19 이전의 40%인 주당 6000대 선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생산량 조절도 있지만, 근로자들의 건강이 최우선 고려사항이 됐기 때문이다.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근로자들의 간격을 5m 이상 떨어뜨리며 교대시간마다 공구를 소독하는 과정에서 생산속도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뒤처졌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앞서 조업을 재개한 중국의 자동차 공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근로자 건강을 위한 새로운 업무지침들이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 자동차 업계는 ‘국제 분업’을 대신할 새로운 생산체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부품 1개만 공급이 끊기거나, 근로자 1명이 감염돼도 전체 생산이 멈추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가격경쟁력을 위해 해외로 뻗어나갔던 부품 공급망이 자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제조업 기반을 자국 내에 남겨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 불확실성을 없애는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앞으로 자동차 생산구조는 국제 분업 대신 자국 중심의 제조업 기반 확대를 통해 부품공급 및 생산구조를 안정화시키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코로나19#완성차 공장#가동 재개#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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