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출신으론 임상현 부행장 물망… 靑, 임기 일주일 남겨두고 고심
최근 3회 연속 내부 출신 행장을 배출한 IBK기업은행의 차기 행장에 반장식 전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업은행 노조와 금융노조가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는 관치금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생겼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차기 기업은행장 자리를 놓고 막바지 인사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반 전 수석이 유력한 가운데 윤종원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 외부 출신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반 전 수석은 기획예산처 차관을 지냈고, 지난해 6월까지 대통령일자리수석을 맡았다. 내부 출신으로는 임상현 기업은행 수석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추천과 청와대 검증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반 전 수석이 차기 행장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 노조 및 기업은행 내부에선 이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은행장은 지금까지 기획재정부나 금융 당국 출신의 퇴직 관료들이 주로 차지했지만 조준희 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김도진 현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출신 행장을 배출했다.
기업은행 내부에선 이번에 외부 출신이 행장 직에 오를 경우 내부 출신 행장 선출의 전통이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낙하산 행장 임명 저지’를 위한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기업은행장은 청와대 수석이 재취업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청와대는 차기 행장 임명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 행장 임기 종료 약 20일 전에는 차기 행장이 내정됐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임기 종료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도 내정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비록 정부 소유의 금융기관이지만 친(親)노조 성향을 갖고 있는 현 정부가 노조의 반발을 가볍게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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