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명 데님 생산으로 경쟁력 증명… OEM 넘어 자체생산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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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진양행㈜

관계사 ㈜당당의 대표 브랜드 브라운 브레스 19FW 룩.
관계사 ㈜당당의 대표 브랜드 브라운 브레스 19FW 룩.
데님(청바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은 들어봤을 브랜드인 게스, 캘빈클라인, 리바이스, DKNY의 국내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1987년 설립된 두진양행㈜이다. 두진양행의 지난해 매출은 약 495억 원에 이른다.

관계사인 ㈜당당(디자인스튜디오·의류제조부문), 한티진앤㈜(아울렛 리테일 부문)의 매출액까지 합치면 1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야말로 패션분야의 숨은 강자다.

이 회사의 이욱희 대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모든 국가 경제 기초에는 의류 제조 산업이 있었다”며 “1980년대 우리나라는 의류제조 수출로 국가 경제의 기초를 마련하고 그 자금으로 내수시장을 활성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기의 흐름을 읽어내고 수출로 쌓아올린 제조 경쟁력을 토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 초창기에는 수출로 확보했던 제조 기술을 내수 제품에 적용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국내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한 차원 높은 디자인과 퀄리티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보면서 의류 제조업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두진양행은 현재 의류 전문회사로 총 3가지 부문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국내 유명 브랜드 및 글로벌브랜드 주문자상표부착(OEM) 사업과 조달청, 방사청을 통한 공공조달 사업을 맡고 있는 제조 부문이 있다.

최근 공공부문에서 두진양행이 소유한 국내 생산설비와 생산 노하우에 대한 평가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회사는 이 부문의 사업을 점차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달청, 방사청 뿐 아니라 공공기관까지 영역을 넓혀 조달사업을 진행해나갈 방침이다.

이 밖에 자체브랜드 및 글로벌 브랜드를 가지고 기획, 생산해 인터넷 백화점, 홈쇼핑, TV커머스 등에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유통 부문’, 광저우 현지 법인 및 베트남 생산관리 사무소를 통해 원·부자재 해외소싱 및 해외 생산관리와 현지 OEM사업을 맡고 있는 ‘해외 부문’ 등이 있다.

데님, 의류 제조업의 리딩기업인 두진양행은 1990년 ㈜두산(게스, 폴로랄프로렌), 2004년에는 리바이스트라우스코리아㈜와 장기 상품공급체결을 했다. 2006년에는 게스홀딩스코리아(유)와 완제품 납품계약 체결을 하며 경쟁력 있는 상품 제조 기술을 쌓았다. 현재 주력제품으로는 리쿠퍼, 얼진, 게스언더웨어, 콜롬비아스포츠, 앤드류허쉬, 오로비앙코, 데이트 등이 있다.

두진양행㈜의 자체 브랜드 앤드류허쉬.
두진양행㈜의 자체 브랜드 앤드류허쉬.
이 가운데 앤드류허쉬는 두진양행의 자체 개발 브랜드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3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체형과 트렌드를 잘 녹여냈다. 현재 TV커머스와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며 중국, 베트남 상표를 등록해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 신규로 론칭한 브랜드로는 이탈리아 가방 브랜드인 오로비앙코와 이탈리아 신발 브랜드 데이트가 있다. 의류를 전문으로 해오던 두진양행이 가방, 신발 등 잡화 부문으로도 제품을 확대하기 위해 론칭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철저한 론칭준비를 마쳤다는 평이다. 오로비앙코와 데이트는 지금까지 면세점과 국내 명품 편집숍에서만 유통돼 왔지만 두진양행이 올해 독점판매 및 상표권을 도입하면서 국내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부터 백화점과 인터넷 등에 유통할 계획이다.

이처럼 두진양행은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고, 오랜 역사의 유명브랜드와 함께 일을 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차근차근 구축해온 기업이다.

이 대표는 “수십 년간 전 세계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글로벌한 생산 노하우를 쌓아 글로벌스탠다드를 회사 운영전반에 접목시켜 이를 회사의 경쟁력으로 키워나갔다”며 “매년 게스, PVH(타미힐피커, 캘빈클라인), 라코스테 등 유명 해외 브랜드 본사로부터 회계감사(AUDIT)를 통과하고 생산을 하는 글로벌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회적 감사(SOCIAL AUDIT), 기술적 감사(TECHNICAL AUDIT), ISO 9001(국제표준화기구의 품질경영시스템 국제규격)등의 분야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외에도 오랜 시간 의류 전문 회사를 운영해 온 경험으로 의류 산업 전반의 상·하류 정보의 집적, 설비에 따른 시너지는 두진양행이 가진 경쟁력의 토대라고 밝혔다.

앞으로 두진양행은 새롭게 도입한 브랜드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인터넷 전용 브랜드도 개발해 상품의 다변화를 추구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오픈마켓, 인터넷 종합몰 외에도 유튜브, 인스타그램으로 진출해 소비자와 가까워질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이 대표는 “해외 유통창구 개발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브랜드를 해외 현지에 맞게 개발해 중국 및 베트남·동남아로 시장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욱희 대표 인터뷰 “생산-유통-해외부문… 3축 포트폴리오가 경쟁력 원천”▼
두진양행은 이미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인정받는 의류기업으로 주목받은 지 오래다. 2007년 게스홀딩스코리아 ‘베스트 파트너’ 상을 수상하며 회사의 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또 2017년에는 ‘2017 코리아 패션 브랜드 어워드’, 올해 7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그 우수성과 공로를 인정받았다.

두진양행 이욱희 대표는 이 같은 성장 배경으로 고객 간의 신뢰, 자발적이면서 창의적인 조직문화, 글로벌화를 꼽았다. 이 대표는 “고객 및 파트너와 장기적인 신뢰 관계로 협업을 유지해왔기에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여기에 유연하고 자발적인 조직 문화가 일궈내는 창의적인 사고가 더해져 회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글로벌화에 대한 회사의 빠른 인지로 무한 경쟁 시대에서 도태되지 않고 산업을 선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회사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 유통, 해외부문의 3축으로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 가지 영역의 긴밀한 연결은 두진만의 남다른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국내 의류 제조업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도 이어왔다. 국내 제조업 중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낮은 임금 때문에 신규 인력 채용이 어려워 고령화가 진행되고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표는 “젊은 인력 충원에 따른 정부 보조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직장 고령자의 지원은 적은 편”이라며 “제조업에서 고령자 고용은 고령화시대에 장려해야 할 부분”이라며 정부 지원에 대한 당부를 표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중소벤처기업#두진양행#데님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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