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왕복 5만원?”…비행기 표값에 숨은 절묘한 셈법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7일 1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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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 RM조직 직원 인터뷰
"수요와 공급법칙은 기본, 수많은 변수 함께 고려"
"LCC 특가 알려주는 푸쉬 알림 앱 활용도 유용"
"가장 처음, 혹은 맨 마지막에 구매하면 이득"

일본 여행이 부산 여행보다 만만한 시대가 됐다. 지난 10년새 늘어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저렴한 항공권을 선보이며, 비행기삯 10만원도 안드는 알뜰한 해외여행이 가능해졌다. LCC들은 값싼 비행기표를 풀어 국내 항공시장을 키우고, 수많은 주말 여행족을 양산했다.

스카이스캐너나 네이버항공권으로 검색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탑승객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이다. 그렇다고 마냥 싸게, 많이 파는 박리다매 전략은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LCC들이 무조건 ‘일본 왕복 5만원’ 등 파격 특가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탑승객은 늘리되 이문도 남기려면 정교한 셈법이 필요하다.

그래서 항공사엔 탑승권 가격을 조정해 수익을 관리하는 RM(Renenue management) 조직이 갖춰져 있다. 현재 비행기를 띄우고 있는 국내 LCC는 6개사다. 늘어나는 여행 수요에도 불구, 경쟁이 심화해 수싸움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에어서울의 RM 파트에서 일하는 유진우(31) 대리, 임지현(27) 사원은 “표값 결정은 곧 노선 실적과 직결되는 업무”라고 설명했다.

에어서울 임지현씨는 “매일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전일 대비 새로 유입된 예약 등 데이터 분석”이라며 “적정선을 위해 시장조사를 하고 가격을 조정하며 결정을 내려 시스템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잔여 좌석에 비해 탑승객의 유입이 많은 인기 노선이며, 탑승기간을 기준으로 판매 시점을 계산해 가격을 조정한다. 보통 탑승기간이 많이 남을수록 가격이 저렴하고,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오르는게 일반적이다.

유 대리는 “국내 항공사들은 국토부에 가장 높게 팔 수 있는 클래스를 인가 받는데, 상한가 이하로는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노선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며 “적정 가격선을 찾는데에는 굉장히 많은 변수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움직이되 시즈널리티(계절성), 노선 특성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적정한 탑승권 가격은 ‘결정’한다기 보다, ‘찾는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수요에 기반한 가격 결정으로 탑승률과 수익성을 확보했던 사례를 살펴보면 이해가 빠르다.

유 대리는 “기존 데이터나 네트워크가 없는 신규 취항 노선의 가격 결정이 특히 어려웠다”며 “결국 조금 느린 예약 속도를 반영해 타 항공사 대비 소폭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는데, 탑승률이 괜찮게 나왔다. 현재는 타 항공사에서 그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때도 있더라”고 말했다.

적정 가격대를 책정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지만, 자연재해 같은 돌발 변수 앞에서는 당황할 때도 있다. 임씨는 “지난해 여름 휴가 성수기에 일본 지역의 자연재해로 노선 관리가 무척 어려웠다”며 “수요가 없어지니 가격의 의미도 사라져, RM에서 할 수 있는 역할도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항공권 가격의 결정자들이 말하는 구매 팁도 흥미롭다. 모바일 앱을 활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임씨는 “항공사의 특가 정보를 알려주는 모바일 어플, ‘플레이윙즈’ 등의 푸쉬 알람을 이용하면 저렴한 항공권을 잘 고를 수 있다”며 “특히 에어서울은 신생 항공사인만큼 타 항공사 대비 특가 프로모션도 자주 하니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사거나, 혹은 가장 막판에 사라는 조언도 나왔다. 유 대리는 “기본적으로 항공권 가격은 탑승일이 다가올수록 오르는게 정석이다. 스케줄이 오픈되는 첫 특가에 구매하거나, 본인의 스케줄이 유연한 편이면 임박 시점이 다 됐을 때 오픈되는 ‘임박 특가’를 추천한다”며 “항공권 재고를 최소화해야 하므로 임박 특가가 오픈 가격보다 더욱 저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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