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0명중 4명 “돈때문에 결혼 망설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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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49%-30대 40% “비용 부담” 10명중 2명은 “연애도 주저”

 취업준비생 성모 씨(31)는 2년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로 연애할 생각을 접었다.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번번이 취직에 실패하면서 관계가 틀어졌고, 결국 만난 지 5년 만에 헤어졌다. 성 씨는 “돈이 없다 보니 데이트 자체가 스트레스였고 결혼은 엄두도 못 냈다. 취업할 때까지는 연애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20, 30대 10명 중 4명 이상이 이처럼 돈 때문에 결혼과 연애를 주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늦은 결혼이나 아예 결혼하지 않는 현상이 취업난과 높은 결혼 비용 때문이라는 의미다.

 30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년 사회·경제 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5∼39세 남녀 10명 중 4명(41.4%)이 ‘비용 부담으로 결혼을 망설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가 각각 49.7%, 40.5%였다. 여성(37.5%)보다는 남성(46.3%)이 결혼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혼을 준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돈 문제로 결혼 준비를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거나 아예 결혼을 포기한 사람은 제외된 결과다. 이 때문에 실제 결혼 비용 마련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은 10명 중 4명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머니 사정 때문에 연애를 주저한다는 청년도 10명 중 2명이나 됐다. 중·고등학생을 제외한 응답자 중 ‘미취업이나 불안정한 직업 때문에 연애를 망설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3.5%였다.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결혼 및 출산정책은 저출산·고령화 대책과도 맞물린다”며 “사교육비를 비롯한 학비 부담을 완화하고 아동가족수당 등 자녀양육을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결혼#청년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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