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미주노선 대체선박’ 정기서비스로 전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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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컨테이너선 주1회 출항… 외국해운사에 맞서 시장 지키기
롱비치항 빈컨테이너 운송 방침

 현대상선이 기존 한진해운 미주노선에 투입했던 대체 선박들을 정기 서비스로 전환해 투입하기로 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좁아진 바닷길을 넓혀 물류대란을 해소하는 동시에 외국 해운사의 시장 잠식에 맞서려는 의도다. 한진해운 사태로 생긴 시장 공백을 차지하려는 한국과 외국 해운사의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현대상선은 5일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화주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난달 9일부터 시작한 미주노선 대체 선박 투입을 정기 서비스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4일부터 매주 1회 출항하는 신규노선은 중국 상하이(上海), 광양, 부산,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항하는 경로로, 4000∼6000TEU(1TEU는 약 6m짜리 컨테이너 1개분)급 컨테이너선 5척으로 운영된다. 법정관리 전 한진해운은 부산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는 노선에 약 15척의 배를 투입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항지와 운영방식이 달라 현대상선의 대체 선박이 이전 물량을 어느 정도까지 흡수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앞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곧바로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2위인 스위스 MSC가 부산에 공동항로를 개설하고 신규 선박을 투입하는가 하면, 세계 4위 중국 코스코(COSCO)와 8위 대만 양밍(陽明) 등도 부산항에 선박을 투입했다. 9월 한 달간 부산항 기항 신청 선박이 22척이나 늘었다. 이처럼 외국 해운사들이 원래 한진해운이 가지고 있는 북미노선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현대상선이 시장을 지키기 위해 노선을 새로 개설한 것이다.

 현대상선은 또 한진해운 사태로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항에 쌓여가고 있는 빈 컨테이너도 운송해 올 계획이다. 한진해운이 롱비치로 운송한 후 화주가 짐을 찾아간 빈 컨테이너는 한진해운 선박이 정상 운항을 하지 못하면서 실을 짐을 찾지 못한 채 현재 약 1만5000개가 쌓여 있는 상태다. 하루 보관료가 2TEU짜리 컨테이너당 50달러(약 5만5700원) 정도인데, 그 돈을 컨테이너 리스(대여)업체 등이 내고 있어 중소업체들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상선 측은 “빈 컨테이너를 싣고 오느라 일부 손해가 있지만 고객들과는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며 “이번 결정으로 미주 노선 점유율을 높이는 등 미래 고객 확보와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한진해운#현대상선#미주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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