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저가에 쫓기고 美퀄컴에 밀려… 한때 시장 점유율 3.5%까지 떨어져
세계 첫 14나노공정 도입으로 반등… 1분기 세계 점유율 11.8% 기록
3년만에 두 자릿수로 올라서
삼성전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이 세계 시장에서 3년 만에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모바일AP는 컴퓨터 CPU처럼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3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1∼3월) 세계 모바일AP 시장점유율이 11.8%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8.6%)보다 3.2%포인트 오른 것으로 2013년 1분기(11.5%) 이후 12개 분기 만에 나온 두 자릿수 점유율이다.
최근 세계 반도체 업황이 좋지 못한 데다 중국이 정부 주도 아래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사업 육성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반도체인 모바일AP 사업에서 삼성전자가 부활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메모리반도체 위주로 사업을 해왔던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부진에도 모바일AP와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위해 오랜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는 모바일AP 시장에서 2009년 17.9%를 찍은 것을 정점으로 점유율이 계속 떨어졌다. 프리미엄 모바일AP 시장에선 모바일AP와 통신용 모뎀 칩을 하나로 결합한 고성능 ‘원 칩’을 먼저 내놓은 퀄컴에 밀렸다.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부상에 힘입어 급격하게 성장한 중국 미디어텍에 점유율을 빼앗겼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조차 단가가 싸고 디자인 여유 공간이 많은 퀄컴 칩을 쓰기 시작하면서 2012년 11.2%를 찍었던 시장점유율은 2013년 8.0%, 2014년 4분기(10∼12월)엔 3.5%까지 떨어졌다. 2014년까지 이어진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최근까지 내부 경영진단을 받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반등에 성공한 건 지난해 초 세계 최초로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핀펫 공정을 도입하는 데 성공하면서부터다. 14나노 미세공정을 적용하면서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도맡아 해오던 퀄컴과 애플의 파운드리 물량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마침 같은 시기에 나온 퀄컴 ‘스냅드래곤810’이 발열 논란을 겪으면서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에 들어가는 물량도 대폭 늘릴 수 있었다.
지난해 말에는 모바일AP와 통신 모뎀을 하나로 통합한 ‘엑시노스8 옥타(8890)’를 양산해 ‘갤럭시S7’에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모뎀 솔루션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 말 기존 DMC연구소 산하에 있던 모뎀 개발 조직을 시스템LSI사업부로 이관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꾸준히 투자해 온 것이 빛을 봤다”고 분석했다.
모바일AP 시장은 당분간 치열한 기술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4나노에 이어 10나노 공정도 세계 최초로 적용하기 위해 올해 말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기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적용 분야를 다변화하기 위한 관련 업체들의 시장 선점 전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가상현실(VR)기기 업체인 ‘디푼(Deepoon)’에도 엑시노스를 공급하는 등 신규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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