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이재운]다시 자랑스러운 인천공항이 되기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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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싱가포르 엠브리리들 항공대 겸임교수
이재운 싱가포르 엠브리리들 항공대 겸임교수
인천공항은 세계 일류 공항이다. 올해 초 발생한 수하물 지연 사태와 밀입국 사건으로 문제점들이 노출됐지만 인천공항이 국제적인 기준에서 일류 공항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수년간 1위를 해온 것은 이제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니고 새로운 공항을 만드는 개발도상국들이 노하우를 배우러 인천공항에 오고 있다. 2010년 4월 아이슬란드 화산재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인천공항이 보여준 따뜻한 서비스는 세계 어느 공항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항공사의 운항 재개까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유럽 승객들을 위해 환승 편의시설 및 상주 직원 쉼터를 전면 개방해 쉴 공간을 마련했고 식사, 수면담요를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정기검진, 문화행사 등 여객 편의를 위한 지원을 다했다. 그러한 서비스가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고객을 보살핀 인천공항은 유럽의 공항들과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인천공항을 보면 염려가 앞선다. 공항 도착부터 비행기 이륙까지, 비행기에서 내리면서부터 집에 가는 교통편을 이용할 때까지 참 편리했던 인천공항은, 곳곳에서 정체가 생기고 기다림이 지루해지고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예상보다 빨리 증가한 것이다. 2017년 말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완공되면 분명히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관문 역할을 하는 이 공항은 관할 부서인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의 노력만으로는 다 해결할 수 없으며 법무부, 세관 등 다른 정부기관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인천공항과 경쟁하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단순한 수요, 공급만이 아닌 승객들이 느낄 쾌적함까지 고려했다. 브랜드의 가치를 만드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잃는 것은 순식간이다. 위기의 인천공항이 재도약하기를, 그래서 다시 자랑스러운 공항이 되길 바란다.

이재운 싱가포르 엠브리리들 항공대 겸임교수
#인천공항#일류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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