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수… 멘토링… 탄탄한 복지… 대기업 안 부러운 인재경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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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재 키우는 强小기업]<上>中企 기피문화를 바꾼다

《 최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2014년도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100개를 발표하면서 중소기업들 사이에선 인재육성이 주요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중소기업에서도 우수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 중소기업은 인력 확보가 쉬워지고 사회적으로도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중기청과 중진공이 선정한 인재육성형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최근 적극적으로 인재에 투자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모습과 고민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이한 ㈜유니락은 전 세계 40여 개국에 산업용 유해물질 제어용 밸브를 수출하는 중소기업이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은 280억 원. 매년 꾸준히 5∼10%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탄탄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남동공단 내 중소기업 사이에서 인재육성과 관련해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5년 전부터 매달 한 번씩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한 경영학 교육(리더십, 비전, 커뮤니케이션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모든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 송근영 상무는 “업계에서 ‘회사 규모는 작아도 인재육성에 적극적이다’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연초 사업계획 보고 때도 경영진이 ‘인사·교육’ 부문을 가장 먼저 보고받을 만큼 인재육성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 “해외서 지식-아이디어 얻는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선정한 ‘2014년도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중에는 ㈜유니락처럼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경영전략과 기업문화를 갖춘 곳이 많다. 대기업만큼 규모가 크거나 체계적이지는 않더라도 ‘인재를 아끼고, 투자에 인색하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기업들이다.

철도차량용 제어기와 전기연결기를 생산하는 ㈜우진기전(충북 괴산군)은 기업이념 중 하나를 ‘인재경영’으로 삼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중소기업임에도 우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교육 프로그램을 7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매년 1, 2명의 우수 직원을 선발해 3개월 간 일본의 비슷한 업종 중소기업으로 직무연수를 보내는 것이다.

직원이 80명밖에 안 되기 때문에 한두 명만 빠져도 다른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회사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특히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해외 직무연수에 대한 관심이 크다.

㈜우진기전 관계자는 “일본으로 직무연수를 다녀온 직원들이 설비기계 배치, 공정 순서 등에서 새로운 노하우를 터득해 생산성과 제품 품질을 개선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며 “해외 직무연수는 국내 교육에서 얻기 힘든 지식과 아이디어를 얻는 창구”라고 말했다.

발전기 프레임 제작 업체인 ㈜오성기공(경북 경산시)은 직원들로부터 자유롭게 직무교육 신청을 받는 문화를 갖추고 있다. 직원들이 신청한 직무교육 중 회사 측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는 직무교육에 대해 비용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 ‘우리회사’라는 자부심 심어

인재육성형 중소기업 중에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복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기업도 많다. 중소기업 직원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낮은 회사 만족도’와 ‘낮은 충성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울산 울주군에 있는 알루미늄 업체인 린노알미늄은 기계공고과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회사 설명회를 가진다. 또 회사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 회사를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입사한 사원들에게는 원룸 기숙사를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우수 사원을 선발해 외국어 등 자기계발 비용도 제공한다. ㈜유니락과 ㈜우진기전은 중소기업이지만 직원 평균 연봉이 각각 4000만 원과 6000만 원대로 탄탄한 중견기업 수준이다.

김문겸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좋은 인력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문화를 해결하려면 우수한 인재 육성 제도를 갖춘 중소기업들을 알리고 정책 지원을 늘리는 움직임이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김재형 기자
#중소기업#해외 연수#멘토링#인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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