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태블릿PC, 애플 파먹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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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동유럽-아프리카 신흥시장… 아이패드 제치고 점유율 선두 올라
선진시장서도 꾸준한 상승세 보여

올해 1분기(1∼3월)가 글로벌 태블릿PC 시장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아이패드’ 시리즈를 앞세워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애플의 점유율은 서서히 줄어드는 반면에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등 후발 주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4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 중남미, 동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3개 권역에서 태블릿PC 시장 1위에 올랐다. 브랜드가 없는 저가 조립식 제품(화이트박스)은 시장 순위에서 제외됐으며 삼성전자가 3개 시장에서 애플을 꺾고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2년까지만 해도 애플이 세계 6개 권역을 모두 석권해 왔다.

삼성전자가 1위에 오른 3개 지역은 모두 신흥 시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화이트박스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브랜드를 갖춘 중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1년에 신제품을 한 번만 내놓는 애플의 전략이 점유율을 꾸준히 깎아먹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아이패드가 주춤하는 틈을 타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부진으로 실적 정체라는 부담감을 안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태블릿PC가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제품이므로 마케팅과 영업에 아낌없이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도 올해를 ‘태블릿의 해’로 명명하며 12.2인치 갤럭시 태블릿 라인업을 소개했다. 지난달 29일 유럽 최대 휴대전화 유통사인 카폰웨어하우스와 손을 잡고 유럽 전역에 60여 개의 단독 매장을 내고 태블릿 판매에 집중하기로 했다. 중남미에서도 삼성 제품만을 판매하는 200여 개 브랜드 스토어를 운영 중이며 주요 쇼핑몰과 유통 매장에 650여 개의 체험형 매장을 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역별로 확보해 둔 유통망과 공급망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현지에 맞춘 특화 마케팅을 한 것이 유효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SA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는 중남미(23%→29%), 동유럽(25%→32%), 중동 및 아프리카(18%→27%) 등 3개 지역에서 점유율을 더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 시장에서의 돌풍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1분기 글로벌 태블릿PC 시장점유율은 사상 최대치인 23%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출하량도 1억4600만 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2년 한 해 동안의 출하량에 맞먹는 규모다.

아직 북미, 서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선진 시장에서는 애플이 압도적 우위에 있지만 삼성전자도 점유율을 꾸준히 올려가고 있다. 2011년 4%에 불과하던 삼성전자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4%로 올랐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 태블릿PC#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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