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기업의 IT 예찬… 월 1만건 새 공유지식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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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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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2년

요즘 동국제강의 클라우드 컴퓨팅인 통합문서관리시스템에는 매달 1만여 건의 새로운 ‘공유지식’이 쏟아진다. 동국제강의 임직원이 1961명이니 직원 1명당 한 달에 5건 안팎의 지식을 만드는 셈이다. 이 통합문서관리시스템을 통해 포항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도 업무 연관성만 있다면 서울 본사에서 작성한 문서를 언제든지 들여다볼 수 있다.

국내 3위 철강사인 동국제강은 2010년 전사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했다. 요즘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는 회사를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2년 전만 해도 LG전자, 포스코 등 극히 일부 기업만이 시도하던 업무 혁신이었다.

대표적인 굴뚝기업이 업무 혁신에 나선 것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사업장의 시너지를 한데 모으기 위해서였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도입되기 전만 해도 본사 영업담당 팀장은 매달 열리는 경영회의에 앞서 포항, 인천, 당진, 부산 등 각 사업장으로 발품을 팔며 묵직한 회의자료를 만들어야 했다. 영업뿐 아니라 전략, 구매, 품질, 연구개발, 생산 등 전 부서가 마찬가지였다. 인사철만 되면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각종 서류 뭉치와 문서 파일을 넘기는 업무 인수인계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2년 후 동국제강에는 묵직한 회의 자료도, 인사철 인수인계를 위해 각종 문서가 오가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열람해야 할 문서는 서버에 접속해서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데이트할 내용이 생기면 그 서버에 바로 접속해서 수정만 하면 된다. 과거 원본, 수정본, 재수정본 등의 형식으로 문서 공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문서도 사업장과 상관없이 기획, 관리, 전략, 원자재, 연구개발, 품질, 생산 등 업무 기능에 맞게 올리도록 해 시너지를 이끌어 냈다.

물론 ‘문서 다이어트’는 쉽지 않았다. 2010년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당시 1950년대부터 문서보관함에 쌓여 있던 누런 서류 뭉치부터 하나하나 중요도에 따라 보존, 폐기 여부를 결정했다. 개인 컴퓨터에 잠자고 있던 문서들도 마찬가지였다. 김영민 동국제강 정보기술팀 차장은 “그렇게 추린 문서만 15만 건에 달했다”며 “임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개인 컴퓨터 용량도 300MB로 줄여버렸다”고 말했다.

위에서부터 업무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동국제강은 아예 올해부터 임원회의를 무조건 100% 종이 없는 회의로 하고 있다. 회의자료는 통합문서관리시스템에 접속하면 내려받을 수 있다. 이렇게 불필요한 문서가 줄다 보니 사무실 한쪽 벽을 가득 메우던 문서보관함도 절반으로 줄었다.

동국제강의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업무혁신 사례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그치지 않는다. 동국제강 중앙기술연구소는 2009년부터 사내(社內)에서 발간한 모든 기술서적 199권을 전자책(e북)으로 바꿨다. 올해 3월부터는 하나의 프린터를 여러 직원이 공유해 사용하는 클라우드 기반 프린팅 시스템을 도입했다. 서울 본사 사옥 내 프린터 수도 35대에서 9대로 줄었다. 동국제강은 연간 1600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응성 동국제강 홍보팀장은 “비용절감 외에도 언제든지 내가 가진 지식을 누군가와 공유해 창의적인 업무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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