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 매출 작년 25조… 백화점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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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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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박신영 씨(30·서울 동작구 사당동)가 지난달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한 품목이다. 그는 간단한 마우스 ‘클릭’으로 어지간한 쇼핑을 다 해결한다. 박 씨는 “할인쿠폰이 붙기 때문에 배송료를 물어도 오프라인 매장 가격과 크게 차이 나지 않거나 쌀 때가 많고 같은 품목이라면 더 많은 종류의 상품을 비교해볼 수 있다”면서 “집에서 편안히 주문하고 받아볼 수 있어 온라인 쇼핑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맞벌이 주부 정승미 씨(32·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는 요즘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매장대신 인터넷쇼핑몰에서 장을 본다. 최근 집까지 들고 오기 벅찬 생수 2L짜리 6개 묶음과 6kg짜리 세탁세제를 비롯해 고구마와 사과, 소소한 반찬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정 씨는 “인터넷에서 제품명으로 검색하면 각 쇼핑몰의 가격, 할인행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당일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시간을 따로 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는 ‘모니터 쇼퍼’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온라인쇼핑 판매액이 처음으로 백화점과 슈퍼마켓을 앞질렀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판매액은 25조1550억 원으로 백화점(24조3067억 원)과 슈퍼마켓(23조8196억 원)을 제쳤다. 5년 전인 2005년 대비 판매액이 백화점은 39.1%, 슈퍼마켓은 27.8% 늘어난 반면 온라인쇼핑은 135.6% 증가했다.

원 클릭 결제와 배송 시스템 고도화로 상품 검색부터 결제를 거쳐 물건을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이 단순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쇼핑습관’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트렌드전문가 그룹 ‘에이다임’의 한선희 수석 컨설턴트는 “전자기기의 발달로 ‘리얼타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따라 구매욕구가 일어나면 바로 소비하는 ‘즉각 소비’로 소비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유통 채널로 온라인 쇼핑몰이 각광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덩치를 불려가는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특히 의류·패션 부문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온라인몰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패션 아이템을 훑어본 뒤 비슷한 스타일의 싼 상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일이 흔해졌다. 상품군별 거래액 비중을 살펴보면 2001년 5.3%로 6위였던 의류·패션 및 관련 상품이 2010년에는 16.9%로 비중이 높아지면서 1위에 올랐다. 통계청이 조사한 2001년과 2005년에는 모두 가전·전자·통신기기가 거래액 기준으로 1위였다.

디앤샵 정은실 홍보팀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온라인쇼핑의 양상은 남성 소비자 중심으로 컴퓨터, 하드웨어 등 오프라인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공산품을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었다”면서 “이 시장에 여성 소비자들이 편입되고 오픈마켓에서 ‘동대문 의류’를 팔면서 의류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여행 및 예약서비스는 2001년 거래액 비중이 4위로 6.4%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13.5%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가전·전자·통신기기가 12.4%를 차지해 3위, 생활·자동차용품이 10.2%로 4위에 올랐다. 온라인 여행·숙박 예약사이트인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개별 자유여행을 떠나는 여행자가 많아지면서 온라인 여행 예약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오픈마켓인 G마켓도 지난달 15일 여행 및 레저와 관련된 상품을 통합한 여행 전문몰 ‘G마켓 여행’을 열었다.

이제 온라인몰들은 단지 상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애쓴다. GS샵의 ‘디토’는 소비자의 생활 속 테마에 따라 상품을 제안한다. 3일 현재 ‘매일 매일 휴식’ 코너에서는 휴식이라는 주제로 와인 잔, 허브티, 이지웨어, 허브 찜질팩, 요가매트 등을 소개하고 있다. CJ몰도 ‘라이프스타일 숍’을 따로 마련해 건강즙, 화이트데이 선물 등을 주제별로 정리해뒀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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