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특허교육, 소송때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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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6일 03시 00분


2기 ‘지적재산권 스쿨’ 마친 이정환 LG전자 부사장

3월 2일 개강한 LG전자의 특허학교 ‘IP(지적재산권)스쿨’이 5개월간의 운영을 마치고 22일 종강했다. 올해로 두 번째 과정이었던 IP스쿨은 LG전자는 물론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생명과학 LG생활건강 등 LG그룹 직원을 대상으로 실무 중심의 특허 강의를 하는 과정. 올해는 300명이 수강해 사내외 전문가 42명으로부터 강의를 들었다. 종강을 앞두고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수강생의 97%가 ‘특허학교는 내년에도 계속돼야 한다’고 답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종강 날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이나 다름없는 LG전자 특허센터장 이정환 부사장(57·사진)을 만났다. 이 부사장은 1977년 금성사에 입사해 34년째 특허 업무만 해온 자타 공인 LG전자의 ‘특허통’이다.

이 부사장은 비켜갈 수 없는 기업 간 특허 전쟁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부 구성원에게 특허 관련 교육을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소송이 걸리면 로펌을 활용하고, 특허소송 건수가 많아지면 국제변호사 채용을 늘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부사장의 접근법은 다른 셈이다.

그는 “특허는 기술이 80%, 법률지식이 20%로 법률적인 면보다는 기술적인 면이 중요한데도 외부 기관들은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법 문구 해석을 위주로 컨설팅을 한다”며 “이 때문에 기술을 잘 이해하는 내부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도 했다.

또 특허 소송에서는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기업 경영에 관한 비밀스러운 내용이 많이 드러나기 때문에 소송이 제기됐을 때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선 외부 인력보다는 내부 인력 활용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

현재 국내 기업 중 대규모 사내 특허 교육시스템이 있는 기업은 LG전자가 유일하다. 이 부사장은 “IP스쿨은 특허전쟁이 앞으로 더 격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특허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지적재산권 실무교육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LG그룹 내 ‘특허협의회’ 의장도 맡고 있다. 5월 출범한 ‘특허협의회’는 LG그룹 차원에서 주요 특허 현안을 협의하고 특허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협의체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명과학 등 8개 계열사의 특허 임원과 연구소장이 참여한다. 신사업 분야에서 특허 협력의 필요성이 커진 만큼 연구개발 단계부터 공통의 특허를 확보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이 부사장은 덧붙였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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