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불유예 선언 이재명 성남시장… 수천억 들어가는 공원사업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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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을 이유로 판교특별회계 전입금에 대해 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던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수천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 성남1공단 공원화 사업을 벌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성남시에 따르면 이 시장은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일대 옛 성남1공단 용지 8만4235m²(약 2만5000평)에 도심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공원화를 요구했던 이 시장은 시장 후보 때에는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1공단 공원화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이미 성남시는 2005년 6월 1공단에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도시기본계획을 국토해양부(당시 건설교통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어 해당 용지를 주거용지와 상업용지, 도시기반시설용지로 개발하는 개발계획을 승인했다. 공원을 조성하려면 도시개발구역 지정 취소 등 그동안 이뤄진 행정절차를 모두 뒤집어야 한다. 이 과정에만 최소 2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승인 권한이 경기도에 있어 변경 여부도 불투명하다.

특히 전체 땅 중 7만4146m²(약 2만2000평)는 민간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해당 기업은 지난해 11월 4250억 원에 땅을 매입한 뒤 5월 성남시에 사업자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공원 조성을 위해 기존 행정절차를 중단할 경우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법적 다툼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공원화에 3000억∼400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돼 지불유예까지 선언한 성남시의 재원 마련 방안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 시장은 위례신도시 사업권 확보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국토부는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태다. 성남시 관계자는 “1공단 공원화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은 그대로다”라며 “재원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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