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은 자기발에 총질하는 것”

  • 입력 2009년 1월 31일 03시 10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경제위기를 틈타 무역장벽을 높이는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잇따랐다.

각국 지도자들은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인 데다 최근 항공화물 물동량 감소처럼 세계 무역이 위축됐음을 시사하는 경제 지표를 우려하면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반대를 표시했다.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29일 “무역에 장벽을 세우는 것이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점은 모두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며 “지금 같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발에 총을 쏘지 않는 것”이라며 제 나라를 위한다는 보호무역주의가 오히려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카말 나스 인도 통상장관도 “세계화가 가져온 성장의 중심에는 ‘글로벌 비교우위 경쟁력’이라는 요소가 있으며, 특정 국가에서 경쟁력이 낮은 자국의 생산시설을 보호하려 나선다면 불공정 무역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스 장관은 “특히 미국 등에서 보호무역주의 조짐이 일고 있는데, 그것이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다자 간 무역협정인 도하개발어젠다 협상에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다보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보호무역주의가 현재의 금융위기를 더 심화시키고 지속시키게 될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해 12월 국제항공 화물 물동량이 22.6%나 줄어들었다고 29일 발표했다. 조반니 비시그나니 IATA 회장은 “세계 무역량의 급감은 충격적인 수준”이라며 “2009년의 시장예측은 최악이며 안전띠를 매고 불시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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