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기술자 명예 걸고 새 명품침대 내놓겠다”

  • 입력 2008년 9월 18일 03시 01분


고중환 스프링월 금성침대 사장

“침대가 아닌 편안함을 파는 기술자가 되겠습니다.”

고중환(55·사진) 스프링월 금성침대 사장은 직원 100여 명에 연매출 150억 원의 중소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기술자’로 부른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20세에 침대 스프링 제조 회사에 취업한 고 사장은 25세 때 독립해 가내수공업 형태로 침대 부품 제조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30년 동안 줄곧 침대에만 매달렸다.

손재주가 남달랐던 고 사장은 주로 국내 유명 침대회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며 성장했다. 2003년에는 미국의 침대전문회사인 스프링월과 기술제휴도 했다.

‘잘나가던’ 고 사장이 자체 브랜드 개발과 판매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다. 고 사장은 “당시 납품한 회사에서 자금 회수가 안 돼 고전하면서 독자 브랜드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 고비를 넘겼던 고 사장은 2001년 공장 화재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동종 업계의 도움과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위기를 넘겼다. 당시 세 군데 기업에서 자신들이 작업을 하지 않는 야간에 기계를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고 한다.

고 사장은 “직원들은 여관과 임시 컨테이너 숙소 등에서 생활하면서 밤샘 작업으로 밀린 주문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당시 도움을 준 기업들과 직원들에 대해 그는 “평생의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금성침대는 국내 유명 조명회사와 손잡고 조만간 새로운 침대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베트남 필리핀 등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고 사장은 “30년 넘게 침대 기술자로 살아온 제 이름을 걸고 승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