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공격적 투자’ 신호탄?

  • 입력 2008년 3월 21일 20시 52분


이르면 연말부터 생산…1위 노키아 추격 발판으로

특검으로 미뤘던 LCD 반도체 등 투자재개도 기대

삼성전자는 21일 윤종용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위원회를 열고 베트남에 휴대전화 생산법인을 설립해 하노이 인근 박닌성 옌퐁공단에 휴대전화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본보 일부 지역 20일자 A2면 참조
삼성전자 “베트남에 휴대전화 공장 설립”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전자의 싱가포르법인이자 아시아지주회사인 SEAH의 신규 자회사형태로 베트남에 휴대전화 생산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며 "1차로 주식매입을 위해 505억 원을 출자(出資)하겠다"고 공시했다.

일부 외신과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설립을 위한 총 투자 규모가 4000억∼6000억 원 수준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르면 연말부터 중저가(中低價)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시작해, 내년에 연 3000만 대 규모의 양산체제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며 "생산량을 점차 늘려 경북 구미 공장(연 8000만 대) 수준 이상으로 키워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4.3%로 미국 모토로라를 제치고 2위에 오른데 이어 이번 투자결정을 계기로 올해 1위인 핀란드의 노키아(38.8%)를 본격적으로 추격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공격적 투자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돼 왔지만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특검 수사와 국내 여론 등을 감안해 '베트남 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을 미뤄왔다.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지난해에도 휴대전화 생산 라인을 많이 증설했지만 신흥시장 등으로 거래처가 확대되면서 하반기(7∼12월)부터 한 달에 몇 백 만 대씩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최근 밝힌바 있다. 휴대전화가 없어 팔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삼성그룹 특검과 국내 여론 악화의 영향으로 위축돼 온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가전 분야의 대형 투자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신규 라인 도입을 위한 건설 공사에 총 2147억 원을 올해 안에 우선 투자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시도 했다.

이 회사는 최근 대표적 신흥시장인 동남아지역 공략 차원에서 현지 가전제품 공장을 짓기 위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몇몇 동남아 국가에 대한 기초 인프라 조사도 벌이고 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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