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오)에 낸 탄원서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한 점을 깊이 반성하며 책임을 달게 지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정 회장은 A4용지 1장 반 분량의 탄원서에서 "재판에서 저의 본래 뜻과는 달리 제 말이 다르게 표현되었다면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몸과 마음이 극도로 지쳐 있는 상태에서 법정에 서려다 보니 제 뜻이 잘못 표출된 부분도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회사의 부외자금(비자금)이 조성되고 사용된 사실에 대해 총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자금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는 담당 임직원들이 알아서하라고 했으나 모든 것은 최고경영자인 제가 책임져야 할 것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돈의 일부가 개인적으로 사용된 부분도 있다는 점은 부끄럽게 생각하고 향후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법적인 책임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12일 2차 공판에서 "비자금 조성이나 집행에 관여한 적이 없고 비서실을 통해 전달받아 사용한 돈이 비자금인지 정상 자금인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정 회장은 또 옥중에서 "독일 월드컵에서 개막식 등의 공식행사에 직접 참여해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을 높일 수 있었는데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며 월드컵 마케팅 차질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고 현대차그룹이 전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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