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정유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정유업계 1위 굳히기

  • 입력 2005년 8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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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자산운용의 철수로 ‘경영권 우려’를 떨쳐낸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성장’과 ‘글로벌’에 본격적인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올해 5월 말 SK건설의 쿠웨이트 원유처리시설 증설 공사 현장을 방문한 최 회장. 동아일보 자료 사진
소버린자산운용의 철수로 ‘경영권 우려’를 떨쳐낸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성장’과 ‘글로벌’에 본격적인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올해 5월 말 SK건설의 쿠웨이트 원유처리시설 증설 공사 현장을 방문한 최 회장.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성장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본격적으로 찾아라. 국내 시장은 제한돼 있으므로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로도 나가야 한다.” 최태원(崔泰源) SK그룹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어 “소버린자산운용은 떠났어도 SK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계속된다”며 “이사회 중심 경영과 성장을 중시하는 글로벌 경영을 펼쳐 나가겠다”고도 했다. SK그룹의 요즘 핵심 화두는 ‘성장’과 ‘글로벌’이다. 소버린이 지난달 SK㈜ 주식을 모두 팔고 떠나면서 2년 이상 이어진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난 뒤 이런 분위기는 더욱 뚜렷하다. 그룹 내에서는 국내 5위 정유업체인 인천정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19일 SK㈜가 선정된 것을 SK호(號)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호탄으로 기대한다.》

○확고한 정유시장 1위를 향하여

SK그룹은 법정관리 중인 인천정유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희망 인수가격이 1조 원을 훨씬 넘어 다른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는 후문이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가 5위 인천정유를 인수하면 ‘정유업계의 공룡’으로 떠오르게 된다. SK㈜의 하루 정제능력은 현재 84만 배럴에서 111만5000배럴로 늘어나 2위 업체인 GS칼텍스(65만 배럴)를 멀찌감치 따돌리게 된다. 시장점유율은 현재의 34%에서 40%로 높아지면서 GS칼텍스(30%)를 10%포인트 앞선다.

SK㈜ 관계자는 인천정유 인수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이유를 2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중국 시장 공략 강화. 석유제품의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울산보다 훨씬 가까운 인천에 생산기지를 보유한다면 중국 수출이 한결 쉽다. 인천공장에서 나오는 석유제품은 주로 중국 수출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또 계열 종합상사인 SK네트웍스를 통해 중국 전역에서 주유소·정비소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시너지 효과를 통한 글로벌 브랜드 도약도 빼놓을 수 없다. SK 측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SK㈜는 현재 업계 8위 정도지만 인천정유를 인수하면 4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다”며 “메이저 브랜드 도약은 글로벌화의 필수”라고 했다.

○이제는 성장이다

SK그룹은 소버린 사태를 겪으면서 설비투자 확대보다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 확대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주력했다.

주요 상장계열사의 사외이사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렸고 국내 대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사외이사제 도입 의무가 없는 비상장 계열사까지 사외이사제를 도입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을 방문해 SK의 투명경영 노력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

이런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효과를 나타내고 소버린도 철수함에 따라 이제부터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국내외에서 성장에 전력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에너지 사업뿐 아니라 정보통신 사업에서도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며 “미국 베트남 몽골 등에서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서비스 사업 확대와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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