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급률 100% …세대 절반 집 없고, 강남 34%'多주택'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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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무주택 가구가 전체의 절반에 이르며, 서울 강남지역(강남 서초 송파구)도 무주택 가구가 절반이 넘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은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전국가구별 주택소유현황’을 발표해 “개인이 소유한 전국의 총 주택수는 1370만채이고, 주택을 소유한 총가구수는 832만가구(가구당 평균 1.65채)”라고 밝혔다.

정부가 가구별 주택 보유 및 보유 규모에 대한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절반이 안 되는 자가소유율=발표에 따르면 전국에서 집을 소유한 가구는 전체 1673만가구 중 832만가구로 자기 집 소유율이 49.74%에 불과했다. 이 같은 통계에 정부도 다소 놀란 눈치다.

허 장관은 “무주택자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섰지만 자기 집 소유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등 부의 편중이 매우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대영(金大榮) 행자부 지방세제관은 “진학이나 전학 등을 위해 단독가구를 구성한 경우가 300만가구 정도로, 이를 감안하면 자기 집 소유율이 60%는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을 소유한 832만가구 가운데 2주택 이상을 소유한 경우는 276만가구(33.2%)로 가구당 평균 2.95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6∼10채의 집을 가진 가구가 14만1180가구이며, 11∼20채를 가진 가구도 3만2431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중 아파트를 가진 가구는 448만가구로 이들은 평균 1.13채인 508만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중 2채 이상의 아파트를 소유한 가구는 49만가구였다.

▽서울의 경우=서울 전체 주택수 257만채(160만가구) 중 강남지역 주택수가 42만4000채(28만가구가 보유)로 16.5%를 차지했다.

서울의 2주택 이상 다주택 소유 현황은 44만가구가 141만채(평균 3.24채)를 갖고 있었고, 강남지역은 5만5000가구가 20만채(평균 3.67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 강남지역에는 모두 55만6000가구가 살고 있는데, 이 중 집을 갖고 있는 가구는 46%(25만6000가구)에 불과했다. 강남 주민의 54%가 세들어 살고 있는 것.

25만6000가구의 주택보유가구 중 34.2%가 다주택이며, 특히 다주택 중 절반은 3주택 이상을 보유했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지역을 분석해보지 못해 단정하기 어렵지만 다주택 보유 비율이 예상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의미=이로써 2004년부터 양도소득세 등이 대폭 중과될 ‘주택부자’의 윤곽이 대략 드러났다.

정부가 내년부터 최고 82.5%의 양도세를 걷기로 한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전체의 14.19%(118만가구)에 달한다.

정부는 또 이들 1가구 3주택자에 대해 재산세 중과차원에서 2005년부터 도입키로 한 종합부동산세까지 물린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만약 1가구 2주택 이상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면 주택보유자 3명 중 1명이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행자부는 이번 주 중 부동산 거래 및 보유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각 부처의 관련 전산망을 연계한 ‘부동산정보관리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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