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현대요청으로 주식매집" vs 김문희 "자사주 매각강요"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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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고려화학(KCC) 정상영(鄭相永) 명예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玄貞恩)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金文姬·용문학원 이사장)씨가 장외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서로 말이 엇갈리는데다 ‘도덕성에 대한 비난’의 성격이어서 감정싸움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정 회장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 매입은 고 정몽헌(鄭夢憲) 회장의 영결식날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우려한 현대그룹 최고경영진의 다급한 요청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또 김씨가 ‘상중(喪中)에 정 회장이 상속 포기를 종용했다’고 비난하는 것과 관련해 “정몽헌 회장의 보증채무가 1조원이나 돼 유족을 위해 상속 포기를 권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어 “유산상속 여부는 사후 9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상중에 상속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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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측의 발표에 대해 김씨는 “KCC에 주식 매입을 요청한 일도 없으며 정 회장이 자기의 뜻으로 주식을 매입했을 뿐”이라고 재반박했다. 그는 “정 회장은 처음에 현대엘리베이터 자사주를 내놓으라고 강요했다”며 “우리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라면 자사주를 왜 팔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씨는 “처음 주식을 살 때는 M&A 방어 의도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경영권 위협이 사라진 뒤에도 대량매집을 해 경영권을 뺏기 위한 의도가 드러났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정 회장이 ‘내 뜻에 동의하지 않으면 엘리베이터도 못 한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며 “더 이상 (정 회장과)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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