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번엔 '바이 옐로칩"…삼성 뒤이어 LG 등 집중매수

  • 입력 2003년 8월 24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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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뒤쫓아 날아가는 닭들의 퍼덕거림’이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달구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독주를 계속해 온 삼성전자 외의 다른 종목으로 퍼지고 있는 것. 최근 외국인들이 손을 댄 종목의 상당수는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부담스러운 시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 상승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요즘 증시에서는 시장을 휘어잡는 외국인의 ‘사자’ 세력이 어디로 몰려가고 있는지가 최대 관심사다.

▽꿩 대신 닭 잡아라=최근 7일 동안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대우종합기계 현대모비스 등을 사들였다.

이들의 특징은 해당 업종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이 3위 안에 드는 업종 대표주라는 것. 삼성전자보다 덜 올라 상대적으로 더 오를 수 있는 옐로칩 주식이기도 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분야와 조선, 유화 관련주 등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에 매수세가 몰렸다.

외국인들은 코스닥 시장에도 눈을 돌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탑엔지니어링 등 IT 관련주를 샀다.

이런 움직임은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급등세를 보인 상황에서 ‘꿩 대신 닭’식의 매수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시장에 나오는 삼성전자 주식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다른 종목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은 현재 57.19%까지 올라갔고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도 13%에 이르러 기관에 잠겨있는 물량 등을 빼면 남은 유동주식 수는 10% 수준이다.

13일부터 22일까지의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종목 (단위:백만원)
순위종목명순매수
1삼성전자268,577
2LG전자191,254
3현대자동차81,131
4국민은행76,812
5대우종합기계68,607
6현대모비스61,593
7삼성전기41,360
8삼성전자(1우)38,211
9한국전력공사36,256
10포스코34,347
11현대중공업33,938
12대한항공32,736
13성신양회30,618
14케이티27,022
15한진해운26,602
16LG23,285
17SK20,473
18한국타이어18,565
19신한금융지주회사18,337
20LG화학17,924
자료:증권거래소

▽외국인은 왜 이들 종목을 택했나=동양종금증권은 외국인들의 매수 패턴을 △삼성전자 LG전자 현대모비스 등 기존 주력 종목군 △한미은행 SK 현대엘리베이터 등 지배구조 관련 종목군 △대우종합기계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LG화학 등 경기와 관련된 기계 유화 조선 업종이라고 정리했다.

특히 외국인이 경기 변동주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한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감소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들 업종은 대표적인 수출주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화학과 운수장비는 7월 마지막 주, 기계는 8월 첫째 주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수출경기 회복에 대한 외국인들의 기대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사자’ 세력은 현재 탄력이 붙어 있는 상태여서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종목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조정을 받을 때 사 두는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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