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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5월 9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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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전매금지 조치로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는 물론 크게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작년 이후 수요를 억제하는 부동산대책이 연이어 나왔는데도 집값이 계속 오른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현재 경제주체들은 저금리로 인해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에서 수익을 높이겠다는 기대심리를 갖고 있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는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써도 일시적인 효과밖에 볼 수 없다.
지나치게 오른 아파트 분양가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의 상당 부분은 분양가가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땅값과 건축비 상승을 고려해도 분양가 상승 추세는 너무 빠르다. 업체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시민단체들의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분양가를 물가나 원가에 연동하는 정책 같은 것도 고려해 볼 시점이다.
신도시 건설은 수요억제만으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김포와 파주의 아파트 분양은 2006년, 입주는 2008년으로 잡혀 있다. 이때쯤이면 행정수도 이전이 본격화될 것이다. 당장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심리적 가수요를 줄이려는 의도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수도권 신도시 건설과 행정수도 이전 정책의 모순에 대해 심사숙고를 했는지 의심스럽다.
부동산정책은 단순히 집을 더 짓고 수요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금리 물가 주식시장 등 다른 부문과의 상관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돈이 흘러갈 곳이 부동산밖에 없다는 점을 전제로 돈의 물꼬를 터 주는 정책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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