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빅3'가 지배한다…상위3개사 점유율 70%넘어

  • 입력 2003년 3월 5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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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3개 기업이 전체 시장점유율의 70%를 차지하는 이른바 ‘빅3 법칙’이 한국 경제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일 통계청이 조사하는 광공업 통계를 바탕으로 집계한 ‘산업별 평균집중률’ 분석에서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70%가 넘는 산업이 2000년 기준으로 전체 조사대상 484개 중 19.2%인 93개로 나타났다.

산업규모를 고려한 ‘가중(加重) 평균집중률’의 경우 5000억∼1조원 규모 시장은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이 36%로 낮은 반면 1조∼5조원은 40%, 5조원 이상 산업은 69%로 규모가 커질수록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과 관계없이 출하액 기준으로 상위 100대 기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45.9%까지 치솟았다. 이후 2년 연속 집중도가 떨어지면서 2000년에는 44.8%에 그쳤다.

연구를 담당한 이재형 KDI 연구원은 “수치상 한국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산업집중도가 높게 나오고는 있지만 대체로 경제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집중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한국의 집중도가 미일(美日)보다 더 높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자동차, 음료, 반도체 등 주요 경쟁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업종별로 상위 3개사가 시장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고 이를 ‘빅3 법칙’이라 부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서울사무소 이병남 부사장은 “빅3 법칙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차원에서 확인되고 있는 현상으로 컨설팅 업계에서는 이미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한국시장도 이제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이 법칙의 예외지역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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