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K 유선사업 참여 본격화

  • 입력 2002년 7월 5일 18시 19분


‘통신시장의 ‘K리그’는 시작됐다.’

월드컵으로 잠잠했던 통신업체들의 경쟁이 다시 불붙으면서 통신시장이 격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업체 두루넷은 5일 전용회선 사업 부문을 사업권을 포함해 3700억원대에 SK그룹 계열 무역회사인 SK글로벌에 팔기로 의결했다. 또 한국전력이 이날 자회사인 파워콤 지분매각 입찰에 대해 유찰 결정을 내리자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 입찰 참여사들은 손익계산에 분주했다.

▽SK의 통신사업 영역 확장〓SK는 최근 무서운 기세로 통신분야 사업영역을 확장해 경쟁업체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5월 국내 최대 통신업체인 KT의 최대주주(11.34%)가 된 직후 인터넷포털 라이코스코리아를 인수했다. 또 이번에 같은 SK 계열사인 SK글로벌을 통한 전용회선 사업 진출로 유선통신 시장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디지털케이블TV 및 디지털위성오디오방송(DAB) 사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SK가 두루넷 전용회선 부문 인수에 SK글로벌을 내세운 것은 SK텔레콤의 사업 영역 확대에 따른 부담을 피하면서 SK글로벌의 사업다각화를 돕기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SK글로벌의 두루넷 사업부문 인수로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합병 여지는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통신분야에서 SK텔레콤은 자사(自社)가 최대 주주이기도 한 KT와 함께 확고한 ‘양강(兩强)’으로 자리를 굳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신영철 홍보실장은 “신규사업 추진은 이동통신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생존 차원의 노력”이라고 해명했다.

▽파워콤 유찰 파장〓파워콤 민영화를 위한 입찰이 다시 무산됐다.

강동석(姜東錫) 한국전력 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입찰 참여사들의 응찰 가격이 한전의 예정가보다 낮거나 대금 지불조건이 맞지 않아 유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파워콤 입찰에 참여한 △데이콤 컨소시엄 △하나로통신 컨소시엄 △두루넷이 제시한 조건이 한전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

한전은 이에 따라 앞으로 열흘 안에 재입찰이나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강 사장은 “매각 작업이 올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매각대상인 한전보유 파워콤 지분 30%를 연내에 모두 팔 뜻을 분명히 했다.

데이콤이든 하나로통신이든 파워콤 입찰 경쟁에서 떨어지는 쪽은 ‘몸불리기’가 가속화하는 현재 국내 통신시장에서 규모의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파워콤 민영화를 둘러싼 통신업체의 ‘힘겨루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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