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등록 기업들 “사외이사 뽑기 어렵네”

  • 입력 2002년 3월 3일 17시 23분


“사외이사 좀 구해주세요.”

3월말까지 정기 주주총회를 끝내야 하는 12월 결산 코스닥등록 기업이 사외이사를 뽑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외이사의 요건이 강화돼 대학교수의 겸직이 제한되는 데다 자격을 갖춘 사람들은 보수보다 책임이 많은 사외이사를 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코스닥등록기업 763개 가운데 400여개가 올해 주총부터 사외이사를 상당수 뽑아야 한다.

새로 시행되는 증권거래법은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코스닥기업은 전체 이사의 절반 이상(최소 3인)을, 자산규모가 1000억∼2조원인 기업은 전체 이사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대주주가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막고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선임을 확대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사외이사가 경영전반에 대해 일반이사와 같은 수준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한다”면서 “사외이사 후보인 전 경영진이나 변호사 등이 사외이사를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규모가 작은 코스닥등록 기업은 부담을 느낄 정도의 인건비를 주면서 사외이사의 경영간섭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사외이사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될 우려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2000년 말 기준으로 자산이 2조원이 넘는 기업은 기업은행 국민카드 아시아나항공 하나로통신 KTF LG텔레콤 등이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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