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로펌 충정, 10년 '이색자문' 화제

  • 입력 2002년 2월 25일 18시 33분


제일제당과 법무법인 충정이 이색적인 법률자문 관계를 10년 가까이 맺어와 눈길을 끌고 있다.

법무법인 충정은 1993년부터 제일제당과 ‘사내 로펌(In-house Law Firm)’ 형태로 법률자문 계약을 맺어 왔다. 사내 로펌은 기업에 상근하는 변호사를 ‘In-house Lawyer’로 부르는 것에서 따온 말이다.

충정의 제일제당 담당 변호사는 매일 하루 3∼4시간씩 제일제당에 가서 법률자문을 해준다. 12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제일제당의 법무팀은 법률업무뿐만 아니라 특허, 상표, 의장(意匠) 등을 모두 맡고 있으며 언제든지 충정 변호사에게 자문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선 상근변호사를 두는 것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두 회사 관계가 관심을 끄는 것은 담당 변호사가 일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매일 하루 일정 시간을 제일제당에서 근무한다는 점.

대부분 아웃소싱 형태의 법률자문계약이 비상근 형태인데 반해 ‘사내 로펌’ 시스템에서는 해당기업을 보다 깊숙이 알고 법률서비스를 할 수 있다. 또 개별 사안에 대한 1회성 법률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중장기 경영전략을 짜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제일제당은 사내 로펌의 조언을 받고 99년 3월 39쇼핑 주식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NTV 부동산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또 제일제당의 ‘드라마넷’을 MBC에 매각할 때와 극장사업을 하는 CGV 회사 설립을 위해 외국사와 합작계약을 할 때도 사내 로펌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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