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현금 1조 확보나서…재계 "大生인수용" 분석

  • 입력 2001년 9월 11일 18시 44분


한화그룹이 회사 건물과 백화점 매장 등 보유 부동산의 유동화(현금화) 작업을 통해 1조원 가량의 현금 확보에 나선다. 국내 대기업이 사옥 등 부동산을 매각한 사례는 많지만 올 7월부터 시행된 CR리츠(기업 구조조정용 부동산 투자회사) 제도를 활용해 자산을 현금화하는 것은 드문 시도여서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한화는 서울 장교동과 소공동 그룹 사옥 2곳과 갤러리아백화점 매장 3곳(서울 압구정점의 패션관과 명품관, 수원점)을 CR리츠에 맡겨 1조원의 현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한화는 수도권 부동산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서 ㈜한화 인천공장 부지(75만8000평, 공시지가 4000억원)에 고급 전원형 도시를 조성키로 하고 내년 상반기 중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또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 한화매립지(147만평, 공시지가 5000억원)를 레저 관광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측과 개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측은 “사옥과 백화점 매장은 입지여건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 장부가가 1조원 정도에 이를 것”이라며 “11월에 CR리츠 및 자산관리회사(AMC)를 설립한 뒤 올해 말부터 내년초까지 실질적인 자금유입 효과가 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부동산 유동화 작업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히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대한생명 인수전이 본격화할 것에 대비해 ‘실탄’을 준비해두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한화측은 앞으로 일반 리츠제가 활성화되면 리츠회사가 유통 및 레저시설에 대해 투자하고 그룹 계열사가 이를 임차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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