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관련세제, 보유세 위주 개편

  • 입력 2001년 5월 10일 17시 30분


정부는 부동산을 사고팔 때 매기는 양도소득세를 낮추는 대신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 세금을 올리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10일 "부동산 관련세제를 중장기적으로 거래세 위주에서 보유세 위주로 개편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재경부 세제실 관계자는 "현행 부동산 세제는 투기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지금은 주택보급률이 94%에 이르므로 부동산투기가 다시 불 가능성이 적어 선진국처럼 보유세 위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부동산 취득세와 등록세 양도세 등 거래세를 낮추는 대신 중장기적으로 재산세와 종토세 도시계획세 공동시설세 등 보유세 금액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런 세제개편 방침은 그동안 주택을 한 채만 갖고 있는 서민층의 강력한 조세저항이 걱정된다는 행정자치부의 반대로 논의가 별로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나 7월부터 부동산투자회사(REITs)가 설립되면서 부동산 거래단계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어서 취득세 등 거래에 관련된 세금을 낮추지 않을 경우 건설경기를 살리기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재경부는 "건설교통부와 학계에서도 이런 세제개편을 계속 주장했다"며 "앞으로 관계부처와 여당과 협의해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부동산거래를 거의 하지 않는 서민층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완책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라 밝혔다.

재경부는 이달중 세제발전심의회를 거쳐 8월말 확정될 중기 세제운용방향에 부동산 세제개편을 포함시키고 연내 법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정기국회에 올리기로 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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