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적자금 40兆를 실업기금으로 쓰자” 한경硏원장 제안

  • 입력 2000년 11월 12일 19시 20분


“추가로 조성되는 공적자금 40조원을 실업대책 기금으로 쓰자.”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을 좀더 원활히 하려면 공적자금을 금융권에만 쏟아붓는 현재의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며 이색 제안을 내놓았다.

재계 논리를 대변하는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 대표인 좌원장은 “실업재원을 넉넉히 확보해야 기업들이 다운사이징을 통한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기업이 경쟁력을 되찾으면 자연스레 위기극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뒤집어 말하면 기업들이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안되는 과잉 인력을 ‘부담없이’ 내보낼 수 있도록 공적자금을 실업문제 해결에 쓰자는 논지다.그는 “지금까지 엄청나게 많은 돈을 금융권에 투입했지만 금융 부실은 그대로 남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기업의 회생을 통해 은행권의 잠재부실 채권이 해결되도록 하는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업 금융기관의 부실을 국민의 혈세로 메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좌원장의 논리는 대우자동차의 예에서 드러났듯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는 재계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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