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진출 외국기업도 인력채용 엇갈려

  • 입력 2000년 7월 5일 18시 55분


대졸 사원을 뽑아 일정 기간 교육시킨 후 ‘○○ 맨’ 등을 길러 평생사원으로 삼던 국내 대기업들도 경력사원 채용을 늘리고 있다. 경력사원 위주의 신규사원 채용과 대졸 신입사원 위주의 인력충원은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국내 진출 외국 기업들도 서로 다른 인력채용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조직의 단결과 충성심, 자부심이 경쟁력의 원천〓경력사원을 채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세계적인 생활용품 제조회사인 다국적기업 P&G.

한해 30,40명을 뽑는 P&G는 대졸 신입사원 위주로 뽑아 최고경영자도 신입사원이 승진한 간부중에서 임명된다. 사원중 간부 적임자가 없을 경우에는 비워두기도 한다.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고 경영진들도 모두 신입사원에서 승진했다.

병욱(崔炳旭)홍보실장은 “이같은 제도는 ‘사람을 제 1의 자산’으로 여기는 것으로 사원들의 주인 의식과 소속감을 강화시켜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일단 선발하면 ‘평생 직장’으로 최고경영자까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선발이 까다롭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인재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일손이 부족해도 선발하지 않는다.

92년 국내 처음 패밀리 레스토랑을 국내에 상륙시킨 미국 주푸드스타의 ‘TGI 프라이데이스’의 경우도 한해 300명 가량을 채용하지만 90% 이상이 대졸 신입사원. 이들은 입사후 2개월간 철저한 이론 및 현장실습 교육을 받고 매장에 배치된다. 대학 관련학과 학생이 프라이데이스가 운영하는 교육기관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는 경우 학점을 인정하는 곳도 있다.

프라이데이스만의 독특한 조리기술과 서비스는 햇병아리 시절부터 갈고 닦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경력사원 채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제도는 조직 구성원간의 조화 화합 및 충성도를 높일 수 있으나 폐쇄적인 조직문화가 형성되는 경우 외부 변화에 둔감할 수 있다는 단점이 지적된다.

▽다양성의 조화와 능력 위주가 빚어내는 경쟁력〓96년 국내에 법인을 설립한 ‘한국 코카·콜라 보틀링주’의 경우 98년과 99년 각각 70명과 79명의 신규사원을 채용했지만 경력사원이 63명과 70명을 차지했다. 유능한 인재를 영입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틀링의 하영목(河永穆) 인사담당 상무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해 본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독창적이고 역동적인 조직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상무는 또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서류전형을 하면 명문대 출신 위주로 채용할 가능성도 있으나 경력직을 위주로 뽑는 경우에는 업무능력과 경험을 더욱 중시하기 때문에 경쟁력 강화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원을 함께 묶는 유대감이 약해 개인간 부서간 조화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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