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투자계획제시 유화빅딜 가속도…연내타결 쉽지않을듯

  • 입력 1999년 10월 18일 19시 55분


대산 석유화학 통합법인에 대한 일본측 금융기관 및 출자사의 투융자 계획서가 18일 통합추진본부에 공식 제출됐다. 이에 따라 13개월여를 끌어온 유화빅딜은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일본측 투자계획이 여전히 국내 채권단의 선(先)출자전환을 전제로 하고 있어 채권단 및 유화업체 간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제안서 내용〓통합본부에 따르면 미쓰이(三井)물산과 스미토모(住友)상사는 18일 현대와 삼성의 대산 통합법인에 5000억원을 출자하고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에서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빌려 통합법인의 부채 일부를 갚도록 하는 투융자의향서(LOI)를 보내왔다. JBIC는 이달 1일 일본수출입은행과 국제협력기금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은행.

일본측이 구상하는 지분구성에 따르면 △국내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최대 지분(26%)을 갖고 △일측 컨소시엄 25% △현대와 삼성은 각각 24.5%를 차지한다. 전체 자본금은 2조원 규모.

▽출자전환 가능할까〓일본측은 투융자에 앞서 △채권단이 50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JBIC 융자금을 빌려 통합법인에 대출해주는 형식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대해 국내 선발 유화업체는 물론 통합을 결정한 대림 및 한화종합화학도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채권단 역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차관은 그러나 “채권기관이 출자전환을 거부한다는 일각의 관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투융자규모 및 부대조건에 따라 채권단 입장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통합이 목표〓통합본부 기준(奇浚)본부장은 “12월10일까지 출자전환 및 컨소시엄, 산업은행 전대차관, 융자조건 등에 대한 이견을 정리하고 연내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정대로 진행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

하지만 연내 빅딜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은 현대유화(2조9000억원)와 삼성종합화학(2조3000억원)의 부채를 그룹 부채비율 계산에 포함할 계획이기 때문에 특히 현대로서는 다급한 입장이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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