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 과열…유명 펀드매니저 스카웃전쟁

  • 입력 1999년 1월 17일 20시 17분


뮤추얼펀드와 수익증권 붐이 일면서 펀드매니저의 이름을 보고 돈이 몰리기 시작하자 증권업계에서 유명 펀드매니저 스카우트전이 가열되고 있다.

또 특정 펀드매니저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그가 관리하는 펀드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투신운용은 최근 2천억원 한도의 뮤추얼펀드 발매를 시작했으나 다른 펀드처럼 펀드매니저 이름을 내세우지 못했다.

LG투신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실명 펀드’유행을 따르지 못한 것은 한국투자신탁의 반발 때문이다.

LG투신은 최근 한국투자신탁에서 일하던 P씨를 스카우트해 주식운용팀장으로 발령했다.

간판 펀드매니저를 빼앗긴 한국투신은 LG투신에 P씨이름으로 펀드를 홍보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한국투신은 LG투신이 말을 듣지 않으면 증권사별로 안배하던 주식거래 약정에서 LG증권을 제외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투신운용에서는 뮤추얼펀드 2개의 운용을 앞둔 시점에서 주식운용팀 4명중 B씨가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회사를 그만뒀다. 삼성투신은 자사의 뮤추얼펀드는 입력된 자료에 따라 투자종목과 비율을 정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펀드매니저의 역할이 크지 않아 별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펀드매니저를 보고 돈을 맡긴 투자자들로서는 회사가 제시한 수익률보다 떨어지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투자신탁협회 관계자는 “최근 펀드매니저의 이름을 보고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펀드매니저의 공급이 모자라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내세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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