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몽구회장 시대」개막 신호탄

입력 1998-12-03 19:47수정 2009-09-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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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문이 정몽구(鄭夢九)회장의 관할권으로 정리됨으로써 현대그룹의 오랜 ‘숙제’가 풀렸다. 정몽구회장이 그룹의 최대 핵심사업인 자동차 부문을 총괄하게 된 것은 ‘포스트 정주영(鄭周永)체제’가 MK(정몽구회장의 별칭)중심으로 가닥이 잡혔음을 뜻한다.

현대의 후계구도는 앞으로 5개 소그룹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더욱 분명해지고 정몽구회장이 명실상부한 그룹의 1인자로 자리를 굳히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후계구도 정리〓자동차 부문의 장래는 그동안 그룹내에서 가장 궁금한 ‘퀴즈’였다. 자동차는 정세영회장 일가가 87년부터 독립경영 형태로 관리해왔으나 항상 정주영명예회장 일가쪽에서 언젠가 이를 되찾아갈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그럴 경우 그룹의 공동회장인 정몽구 정몽헌(鄭夢憲)형제 중 누가 가져갈 것인지를 놓고 관측이 엇갈렸다.

이번 자동차 경영권 변화는 정세영(鄭世永)회장과 정몽구회장이 합의해 정주영명예회장에게 승인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영 정몽규 부자의 위상은 일단 대폭 축소됐다. 정세영회장은 현대―기아차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배려의 흔적이 보이지만 이는 상징적인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 내부에서는 “정세영 정몽규 부자는 결국은 기아차 부문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분할해 나갈 것으로 그룹안팎에선 보고 있다.

▼자동차 소그룹으로 통합〓현대는 그룹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자동차 사업 부문을 통합, 현대―기아차 체제로 재편한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정공을 합친 생산규모는 1백78만대이며 기아와 아시아자동차의 생산규모는 1백5만대. 총 생산규모가 2백83만대로 외형에서만도 세계 10위 안에 드는 매머드 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번 자동차사업 구조 개편방향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 현대정공 현대자동차써비스를 생산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연결해주는 통합시스템의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현대와 기아의 판매망을 개편하고 중복라인및 중복인력에 대한 정비도 단계적으로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자동차사업 구조개편은 또 현대가 소그룹으로 분화하는 전단계의 정지작업 성격을 띠고 있으며 정몽구회장을 주축으로 한 강력한 경영체제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5대 소그룹별 독립경영체제로〓자동차와 함께 핵심업종으로 밝힌 전자 건설 중화학 금융 및 서비스 등 5개 소그룹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는 이들 소그룹별로 계열사를 대거 통합, 현재 63개인 계열사를 앞으로 23개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현대는 이를 통해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에 대응하고 2세 형제들의 후계를 자연스럽게 정리하는 효과를 거둔다는 계산이다.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해온 그룹 경영전략팀도 이 구상에 따라 갈라졌다. 경영전략팀장인 이계안(李啓安)부사장은 외형상으론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자동차부문 기획조정실장으로 옮겨간 형식을 취했지만 앞으로 몽구회장의 다른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는 “기존의 그룹 경영전략팀은 정몽헌회장 계열사들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하는 식으로 역할이 분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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